국제 경제·마켓

20년후엔 절반이 EV…불붙는 가격경쟁

미쓰비시·폭스바겐 등 인하 추진

中 이어 日·EU업체도 몸값 승부

미쓰비시자동차의 EV ‘미니캡 미브’미쓰비시자동차의 EV ‘미니캡 미브’







“가격 경쟁에서 도망치면 패자가 될 것입니다.”

올해 초 하드디스크용 정밀 모터 세계 1위 업체인 니덱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은 “전기자동차(EV) 가격이 3,000달러 미만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격 경쟁력이 EV 시장 선점을 위한 관건이 될 것이라는 그의 예상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가격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은 중국 업체들이다. 상하이GM우링자동차는 지난해 7월 가솔린 차보다 가격이 싼 50만 엔(약 509만 원)대 EV를 내놓았다. 기능을 철저히 줄여 가격을 인하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EV 가격 인하 계획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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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업체인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 6월 오는 2023년까지 EV ‘미니캡 미브’의 가격을 현행 240만 엔(약 2,443만 6,320원)에서 192만 엔(약 1,955만 9,424원)으로 20% 낮춘다고 발표했다. 2인승 EV를 제외하고 일본에서 출시되는 EV 중 최저가다. 가격이 저렴한 배터리를 장착해 판매가를 인하할 계획이다. 배터리를 교체해도 1회 충전 거리는 150㎞가 유지된다. 최대 45만 엔(약 458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실제 1,500만 원이면 EV 구매가 가능하다.

본체 가격만 따지면 여전히 휘발유 차보다 비싸지만 보조금, 전기 요금 등을 감안하면 휘발유 차에 가까운 비용 경쟁력을 지닌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보다 대중화된 모델로 어필하고 있다. 르노는 자사의 ‘다치아’ 브랜드를 통해 226만 엔(약 2,301만 원)대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독일의 폭스바겐 역시 2025년 약 2만 유로(약 2,694만 6,400원)대 EV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EV 제조 원가의 약 30~5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싼 중국 등에서 배터리 생산이 이뤄지면서 생산 비용이 감소해 지난 2020년 기준 2012년과 비교해 배터리 가격이 약 80% 낮아졌다.

EV 가격 인하의 핵심 ‘키’인 배터리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전기 버스와 상업용 전기차, 자가용 전기차 등을 고려할 때 2023년까지 평균 배터리 팩 가격이 101달러, 2030년까지는 56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배터리 팩 가격은 ㎾h당 135달러 정도인데 전통 내연기관차와 경쟁하려면 100달러 이하가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V 가격 인하로 전기차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BNEF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2025년 10%에서 2030년 28%, 2040년에는 58%로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20년 안에 전 세계 자동차의 2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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