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명 넘게 쏟아지며 ‘4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경남 김해시와 강원 강릉시는 확산세를 막기 위해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비수도권에 적용된 거리 두기 단계를 선제적으로 격상해 확산세를 꺾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고 국내로 들어와 자가격리를 면제받은 사람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돌파감염’ 사례가 발견돼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백신을 접종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면제 중단을 검토하기로 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600명으로 전날(1,615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는 1,4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 방역 강화에 따른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비수도권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해 4차 대유행이 전국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확진자들 가운데 비수도권의 비중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22.1%→22.7%→24.7%→27.1%→27.6%→24.8%→29.4%를 기록해 30%에 육박했다. 14일 기준 경남 86명, 부산 63명, 대전 59명, 충남 51명, 대구 50명 등 총 457명이다. 비수도권 확진자가 400명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2~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했던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상황이 심각해질 조짐을 보이자 지방자치단체들은 선제적으로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김해시는 16일부터 2주간, 강릉은 휴가철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3단계를 무기한 적용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 전국화를 꺾으려면 비수도권도 거리 두기 단계를 함께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을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밀집·밀폐 환경이 조성된 비수도권 대도시에 거리 두기 3단계를 선제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받은 사람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10건 발견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2주 자가격리가 면제되기 시작한 1일 이후 격리 면제를 받은 입국자 1만 4,305명을 대상으로 입국 후 1일 차 검사를 시행한 결과 10명(14일 기준)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향후 위험성을 평가하면서 자가격리 면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해외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에서도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청해부대 34진으로 파병된 문무대왕함(4,400톤급 구축함)에서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함 내 분리 시설에 격리됐다. 정부와 군은 확진자 치료와 방역을 위해 공중급유 수송기를 급파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