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13년만에 라면 가격을 인상하는 자사 가공식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면서 오뚜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뚜기의 최대 강점은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경쟁 제품들과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서 잃어버린 가격 경쟁력만큼 점유율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선 라면의 경우 시장 1위인 농심 신라면과 2위 오뚜기 진라면의 가격 차는 60원으로 좁혀졌다. 오뚜기가 지난 15일 진라면 가격을 684원에서 760원으로 12.6% 인상하면서다. 이에 830원인 신라면과 진라면의 가격 격차는 146원에서 70원으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진라면은 오뚜기를 상징하는 ‘가성비’ 제품의 대명사였다”며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원재료값 인상 탓에 다른 라면업체들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이 좁혀진 가격 차이를 틈타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을 편다면 오뚜기로서는 이제 맞설 카드를 없는 셈이다.
냉동피자 역시 마찬가지다. 냉동피자는 오뚜기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이 60%에서 올해 4월 기준 39.5%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더해 오뚜기가 최근 냉동피자 가겨을 4,980원에서 5,480원으로 500원(10%) 인상하면서 오뚜기를 추격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고메피자와 가격 격차가 500원으로 줄어들었다. CJ제일제당의 고메피자(클래식 기준)는 5,98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메피자가 가격이 비쌌음에도 오뚜기를 맹추격 하는 흐름이었다”며 “가격 차이도 크지 않으니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의 냉동피자 점유율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냉동피자 시장 2위는 CJ제일제당으로 올해 4월 기준 24.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가성비’에만 치중해온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가성비 전략을 내세운 오뚜기는 올해 초 즉섭밥과 컵밥에 이어 냉동피자와 라면까지 모두 총대를 메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오뚜기가 경쟁사 대비 원가 상승 압박에 취약한 구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의 대부분 매출이 장수 브랜드가 담당하고 있어 ‘가성비’ 전략을 써왔다”며 “경쟁력 있는 제품군을 갖춰야 가성비 전략에서 탈피할 수 있다. 해외 매출과 신제품 매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