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실손의료보험금이 4년 만에 8배 폭증한 가운데, 올해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내장 수술은 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18일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과 문혜정 연구원의 ‘백내장 수술의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사가 백내장 수술 환자에게 지급한 실손보험 보험금은 6,480억원이다. 이는 2016년 779억원의 8.3배에 달하는 것으로, 연평균 70% 증가한 셈이다. 국내 백내장 수술 건수가 매년 10%가량 증가하는 것에 비교하면 보험금 증가세는 매우 가파른 상황이다.
손해보험사만 보면 전체 실손 보험금 지출에서 백내장 수술의 비중은 같은 기간 기간 1.4%에서 6.8%로 팽창했다. 올해 상반기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백내장 수술 보험금과 전체 보험금에서 생명보험업계의 비중(2020년 14.7%)을 적용하면 올해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은 약 1조1,5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백내장 수술 건수와 비교했을 때 보험금이 더 많이 증가한 것은 건강보험 미적용 항목, 즉 비급여 가격의 널뛰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약관부터 백내장 수술 다초점렌즈가 실손보험 보장 항목에서 제외되자 렌즈 가격이 낮아지고 비급여 검사비가 대폭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비급여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자마자 다초점렌즈값이 튀어올랐다. 정 연구위원과 문 연구원은 “백내장 수술과 관련한 실손보험금 청구 행태는 제도 변경 때마다 비급여 가격이 임의로 급격히 변동했음에도 이에 대한 관리 기전이 작동하지 않는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일부 보험사는 최근 ‘부당하게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공정거래법 제23조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안과 여러 곳을 제소하기도 했다.
두 연구위원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실손보험 지속성 확보는 사회적 당면 과제로 부상했다”며 “이를 달성하려면 효과적인 비급여 관리가 전제돼야 하며 이를 위해 공·사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