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스가 연임 의지 밝혔지만...지지율 최저치 추락

7월 주요 언론사 6곳 여론조사서 일제히 최저치 추락

자민당 총재 재선 통한 총리 연임 구상에 '빨간불'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AFP연합뉴스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AFP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재선을 통해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공언했지만 그에 대한 일본 유권자의 지지율은 바닥 없이 추락하고 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마친 뒤 중의원 해산권을 발동해 총선에 나서려는 그의 연임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7~18일 전국 유권자 1,444명(유효 답변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여 1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새 3%포인트 더 떨어지면서 31%로 주저앉았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 비율은 42%에서 49%로 7%포인트나 뛰었다.



아사히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9월 스가 내각이 출범한 이후 지지율은 최저치로 곤두박질하고 비지지율은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 같은 일본 민심의 흐름은 이달 들어 잇따라 발표된 다른 언론사의 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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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공개된 교도통신 조사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과 비교해 8.1%포인트 빠지면서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최저치인 35.9%까지 밀렸다. 또 앞서 결과가 나온 마이니치신문(30%), NHK방송(33%), 요미우리신문(37%)의 7월 조사에서도 각사 기준으로 나란히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지지통신 조사(29.3%)에선 처음으로 30% 지지선이 깨지면서 국정수행 동력을 사실상 상실하는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의 내각 지지율이 30% 선을 밑돈 것은 가케학원 스캔들로 아베 신조 전 총리 내각이 흔들리던 2017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스가 내각에 일본 국민이 등을 돌리는 주된 이유로는 우왕좌왕하는 코로나19 대응과,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이뤄진 도쿄올림픽 강행 결정이 꼽힌다. 이번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6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제대로 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힌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대해선 개막이 목전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반대(55%)하는 사람이 찬성(33%)하는 사람보다 많았다. 스가 총리가 강조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 실현에 대해선 68%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가 총리는 지난 17일 요미우리TV와의 인터뷰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에 대해 "시기가 오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올 9월 임기가 끝나는 자민당 총재 재선을 통해 총리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국회의원들이 행정수반인 총리를 뽑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다수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구조다.

스가 총리의 현 자민당 총재 임기는 아베 전 총리의 잔여 임기인 올 9월 30일까지다. 4년인 현 중의원의 임기는 올 10월 21일 만료된다. 이에 따라 올해 9월 이전에 자민당 총재 선거, 10월 이전에 다수당을 결정하는 중의원 선거가 각각 치러져야 한다.

스가 총리는 이번 자민당 총재 임기 중에 중의원 해산 총선에 돌입해 재집권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지통신의 7월 여론 조사에서 스가 총리의 임기를 놓고 자민당 총재 임기인 올 9월까지만 재임하고 물러나면 좋겠다는 답변이 49.4%로 가장 많았고, 당장 그만뒀으면 한다는 응답도 17.3%나 됐다. 전체 응답자의 66% 이상이 다가오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른 사람이 당선해 총리가 됐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재선에 성공해 3년 더 했으면 한다는 응답은 18.0%, 가능한 한 오래 재임했으면 한다는 답변은 5.6%에 그쳤다. 이날 보도된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도 스가 총리가 이번 자민당 총재 임기를 넘어 계속 집권했으면 한다는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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