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쿠팡 화재경보 울렸지만 6번 껐다…시설관리업체 4명 입건

현장 확인 없이 방제시스템 초기화…결국 초기 진화 늦어져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29일 오전 경찰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29일 오전 경찰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관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쿠팡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건에서 지난달 17일 불이 났을 당시 화재 경보가 6차례나 울렸으나 방재실 관계자들이 현장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화재복구키’를 눌러 경보를 끄면서 초기 진화가 지연된 정황이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쿠팡 물류센터 내 전기 및 소방시설을 전담하는 A 업체 소속 B 팀장과 직원 2명 등 총 3명을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A 업체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B씨 등은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께 쿠팡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불이 났을 당시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현장 확인 없이 6차례에 걸쳐 방재 시스템 작동을 초기화해 스프링클러 가동을 10여 분 지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건물 방재 시스템은 최초 경보기가 울리면 설치된 센서가 연기와 열을 감지하고, 감지 결과가 설정된 기준을 넘어서면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방식이다.



당시 경보기가 최초로 울린 시각은 오전 5시 27분이었는데, B씨 등은 이를 기기 오작동으로 오인해 6차례에 걸쳐 방재 시스템을 초기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스템이 다시 작동해 스프링클러가 가동한 시각은 오전 5시 40분으로, 최초 알람이 울린 뒤 10여 분이 지난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방제 시스템을 전담하는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로, 스프링클러 작동을 지연시킨 것이 화재 확산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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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찰은 이들이 방제 시스템을 초기화하는 과정에 쿠팡 본사 등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했으나 그와 관련한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발생 원인에 대해선 기존에 제기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불꽃이 튀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 순직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경기 광주소방서)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경기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엄수된 가운데 간부 소방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 순직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경기 광주소방서)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경기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엄수된 가운데 간부 소방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지난달 17일 오전 5시 20분께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분 만인 진화되는 듯 보였으나 오전 11시 50분께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고, 곧 건물 전체로 확산해 발생 6일만인 같은 달 22일에야 완전 진화됐다.

화재 당시 쿠팡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지만, 경기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령)이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화재가 확산할 때 미처 나오지 못해 결국 숨을 거뒀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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