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사진) 대장이 히말라야 14좌 완등 직후 하산길에 실종됐다.
19일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국내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김 대장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047m) 등정 이후 하산 과정에서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현지에 있던 해외 등반대가 구조에 나섰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브로드피크를 등정했다. 하지만 정상 등정 뒤 하산 과정에서 조난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장이 마지막으로 구조를 요청한 지점은 해발 7,900ｍ 부근이다. 조난된 뒤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전 9시 58분 구조 요청을 보냈고 해외 등반대가 조난 현장을 찾아갔지만 구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장을 비롯해 유재강·정우연·정득채 등 산악인 6명으로 구성된 브로드피크 원정대는 지난달 14일 파키스탄으로 출국했다. 한 달 만인 14일 오전 2시 등정에 나선 후 4,800ｍ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6,400m 지점에서 기상 악화로 이틀간 캠프에서 머문 원정대는 17일 오후 11시 정상을 향해 출발해 본격적으로 등반한 지 나흘 만에 세계에서 12번째로 높은 브로드피크 정상에 올라섰다.
김 대장은 이번 등정으로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를 15년 만에 완등한 최초의 장애인으로 기록됐지만 연락이 끊겨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비장애인으로는 44번째이며 한국인으로는 엄홍길·박영석·김재수·한왕용·김창호·김미곤에 이어 7번째다. 김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ｍ) 단독 등반 중 조난돼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는 아픔을 겪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