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3년 연속 무파업 임금·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지만 자동차업계의 파업 리스크는 여전하다.
현대차 잠정 합의안의 가결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기아는 파업권 획득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의 노사 갈등은 오히려 격화되는 모양새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기본급 7만 5,000원(호봉 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200%+350만 원, 품질 향상 및 재해 예방 격려금 230만 원, 미래 경쟁력 확보 특별 합의 주식 5주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기본급 인상 규모는 2015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임금 동결에 대한 사무·연구직들의 반발을 노사가 일정 부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남은 변수는 오는 27일 현대차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찬반 투표다. 투표에서 잠정 합의안이 가결되면 여름 휴가 전 임단협 타결이 마무리되지만 부결되면 현대차 임단협은 ‘시계 제로’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사무·연구직 중심으로 이번 임단협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어 가결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아의 임협은 현대차 입단협 가결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전날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28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인 뒤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기아는 합법적 파업권을 얻는다.
한국GM은 이날 전반조와 후반조 생산직 근로자가 2시간씩 업무를 거부하는 부분 파업을 벌였다. 한국GM 노조는 월 기본급 9만 9,000원 인상 외에 인천 부평 1·2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의 미래 발전 계획을 확약해 구조 조정과 공장 폐쇄 우려를 해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생산 계획 연장 약속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는 22일 교섭을 재개한다. 노조의 파업에 사측이 직장 폐쇄로 맞서는 등 극한 대립을 반복해오던 르노삼성차 노사는 최근 2교대 근무로 원상 복귀하는 등 대화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