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14만 7,757대로 전년 대비 15.2% 증가했다. 이처럼 수입차의 누적 등록 대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서비스센터 및 워크베이(차량 1대를 작업할 수 있는 작업대) 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누적 수입차 등록 대수는 268만 대에 달하지만 공식 서비스센터는 지난 3월 기준 약 1,000곳으로 1곳이 2,680대를 담당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소비자가 느끼는 서비스 인프라는 브랜드별로 편차가 크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의 올 상반기 등록대수 대비 워크베이수가 가장 적었던 곳에는 지프(44.9대)가 포함됐다.
지프의 올 상반기 등록 대수는 5,927대지만 서비스센터는 18곳, 워크베이 수는 132대(오픈베이 포함)에 그쳤다. 다음은 포르쉐(40.3대)로 늘어난 판매 대수를 서비스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르쉐의 올 상반기 등록 대수는 5,635대였지만 서비스센터 수는 13곳, 워크베이 수는 133대에 그쳤다. 포르쉐는 지난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 대비 워크베이 수는 포르쉐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완성차 브랜드들의 매출 대부분이 차량 판매에서 나오는데 수억 원에 달하는 포르쉐의 높은 차량 가액에 비해 서비스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셈이다.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 판매량 1·2위인 벤츠·BMW(미니 합산)는 각각 33.5대, 29대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올 상반기 등록 대수는 각각 4만 2,170대, 4만 2,435대다. 판매량이 큰 만큼 이들은 가장 많은 서비스센터·워크베이를 갖추고 있다. 벤츠의 서비스센터는 73곳, 워크베이는 1,257대다. BMW(미니 합산) 서비스센터 수는 72곳, 워크베이는 1,462대로 조사됐다. 그다음으로 센터 수가 가장 많은 아우디는 40곳(워크베이 663대), 폭스바겐은 36곳(워크베이 445대)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등록 대수가 지난해 전체 판매량에 근접할 정도로 판매가 급증하는 테슬라의 서비스센터 수는 8곳에 불과했다. 전기차 특성상 내연기관보다 수리할 부품의 가짓수가 적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올 상반기 502대를 판매한 캐딜락(15곳)보다도 적은 수치다.
통상 자동차의 사용 연한을 10년으로 잡는 만큼 이들 브랜드들의 서비스센터와 워크베이 하나당 부담해야 하는 차량 대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인프라뿐 아니라 높은 서비스 비용도 지적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282만 원으로 국산차(114만 원)보다 2.5배 많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입차의 서비스 인프라 문제가 국산차와 다른 수입차의 이중 구조에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제조사가 수리 책임을 지는 데 반해 수입차는 중간 딜러사가 수리를 책임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