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에 이어 KB·하나금융지주도 사상 최대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중금리가 오르며 이자 수익이 급증했고 지난해 코로나19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두둑이 쌓은 기저 효과도 한몫을 했다. 이에 KB금융은 지난 2008년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22일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상반기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우선 국내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규모 1위인 KB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조 4,74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4.6%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4조 클럽’ 가입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은 1조 2,043억 원으로 1분기보다 5.2% 감소했지만 지난해 2분기보다는 22.7% 불어났다.
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시중금리가 올라 이자 이익이 증가했다. KB금융 상반기 순이자 이익은 5조 4,01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5.3% 증가했다. ‘맏형’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원화 대출금 잔액이 6월 말 현재 301조 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0% 늘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도 1.82%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4bp(1bp=0.01%포인트), 은행 NIM은 1.56%를 기록하며 3bp 상승했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수수료 이익은 1조 8,326억 원으로 전년보다 32.7% 늘었다. 다만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8,654억 원으로 1분기에 비해서는 10.5% 줄었다. KB금융은 “2분기 주식거래 대금 감소로 증권업 수입 수수료가 축소되고 신탁 상품 판매 위축 등으로 은행의 신탁 이익이 감소한 여파”라고 분석했다. 이 외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기저 효과로 올해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3,971억 원)이 지난해보다 26.4% 감소한 것도 올 상반기 실적 호조에 힘을 보탰다.
계열사별로 보면 국민은행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 4,226억 원으로 전년보다 14.1% 늘었다. 상반기 ‘보복 소비’가 폭발하며 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528억 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54.3% 급증했다. 지난해 8월 말 KB금융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1,43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내며 지난해(600억 원)보다 크게 증가, 그룹 실적에 ‘효자’ 역할을 했다. KB손해보험 당기순이익은 1,429억 원으로 0.8% 줄었고, KB증권은 3,744억원으로 190.7% 급증했다. 이날 KB금융은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주당 배당금은 750원으로 결정됐다.
하나금융도 각 계열사가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 7,53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0.2% 급증하며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9,17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1분기보다 9.8%, 지난해 2분기보다는 33.2% 증가했다.
계열사별로는 하나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 2,53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7.9% 증가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주요 비대면 상품 판매가 늘었고 풍부한 유동성으로 핵심 저금리성 예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요구불예금과 같은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하나카드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1,422억 원을 나타내며 지난해보다 117.8% 급증했다. 올 상반기 경기회복세로 카드 결제가 늘면서 결제성 수수료 수익이 늘어났다. 하나금융투자는 2,760억 원으로 60% 급증했고, 하나캐피탈도 1,255억 원으로 49.3% 불었다.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이익 중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에는 30.3%였지만 올해는 37.3%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올해도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도 전날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 4,197억 원으로 전년 동기(6,606억 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전년도 연간 실적 1조 3,072억 원도 웃돌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