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상용 전기차 주도권 쥔다"…스즈키·다이하쓰도 '사무라이 연합' 합류

도요타 주도 조인트벤처 CJPT

소형차 전문업체도 공동 출자

대·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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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자동차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연합전선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도요타자동차 주도로 설립된 일종의 조인트벤처인 '상업재팬파트너십테크놀로지스(CJPT)’에 소형차 전문 기업인 스즈키와 다이하쓰공업이 합류한다. 이로써 CJPT에는 도요타를 비롯해 히노자동차·이스즈자동차·스즈키·다이하쓰공업 등 총 5개 사가 참여하게 된다. 전기차(EV) 중심으로 차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완성차 업계가 상용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힘을 합치는 모양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즈키와 다이하쓰공업은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도요타자동차 중심의 공동 출자 회사인 CJPT에 출자한다고 밝혔다. 공동 출자 회사에 대한 도요타의 출자 비율은 애초에 80%였지만 보유 지분을 10%씩 스즈키와 다이하쓰에 양도했다. 이에 따라 도요타 지분은 60%가 되며 나머지 4개 사는 각각 10%를 보유하게 된다.

앞서 4월 도요타·히노·이스즈는 대형 상용전기차·자율주행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해 CJPT를 설립했다. 일본의 주력 친환경차가 하이브리드차라 EV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손잡은 것이다.



소형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다이하쓰와 스즈키도 같은 맥락에서 한 배에 탔다. 인구 감소로 일본 내 경차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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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일본에서 판매된 경차는 약 176만 대로 경차가 가장 많이 팔렸던 2014년 1분기 대비 20% 가까이 줄었다. 더욱이 무거운 물건을 운반해야 하는 상용차는 출력이 높아야 하고 전용 설계 라인도 필요해 생산 비용이 승용차에 비해 많이 든다. 소형차에 강점을 가진 스즈키와 다이하쓰가 참여하면서 CJPT는 대형뿐 아니라 소형 상용전기차 시장까지 활로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국이 EV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자동차연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일본 자동차 업계의 구상이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수십 년째 독점 체제를 구축한 동남아시아 시장은 이미 EV를 앞세운 현대자동차와 중국 브랜드에 위협 받고 있다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인도네시아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한 시장이지만 2013년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시행한 소형 친환경차 진흥책의 지원으로 이미 설비 투자를 마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추가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주춤하는 사이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에 힘입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동남아 양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근교에 16억 달러(약 1조 8,395억 원)를 들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2년부터 이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의 경우 창청자동차가 앞으로 3년 동안 태국에 9개의 EV 모델을 투입한다. 닛케이는 “전기차 투자 경쟁에서 밀리면 동남아 시장에서 가전과 핸드폰 시장을 빼앗긴 것처럼 자동차 시장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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