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3일 “한반도의 비핵화는 중국과 협력 분야이며 중국과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방한 중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만나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진행했다. 양국 간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이며 바이든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앞서 한미일 외교차관은 지난 21일 도쿄에서 협의회를 진행한 바 있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와 식량문제 등 북한 주민들이 처한 어려움이 안타깝다.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성과물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선 중국의 역할론을 꺼냈다. 그는 “중국과의 회담에서 북한은 반드시 언급할 주제”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경쟁하면서 협력하고 있는데 ‘한반도 비핵화’는 틀림없는 협력 분야. 이 부분에 대한 중국과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오는 25∼26일 중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종건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북에 제안한 대화 제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북한 측의 답변을 끈기있게 기다리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한미 외교차관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강화, 기후변화 등에 대해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는 이와 더불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외부에 밝히지는 않았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대화에 앞서 언론에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도전행위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고위급 회담에선 빠지지 않고 등장한 어젠다였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2+2), 한미일 외교차관회의 등에서도 무게감 있게 다뤄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