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노동 비효율성 없애 잠재성장률 높여라"

[창간기획-리셋 더 넥스트]

<1>미뤄둔 미래리스크 - 다가오는 '노동 부족' 시대

피치 2.3%로 하향…IMF는 1.7%

"팬데믹發 회복 더딜땐 마이너스"

경제 체력 바닥…규제완화 시급





대한민국의 경제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무너지고 있다. 생산성이 나아지지 않고 저출산·고령화로 노동 투입이 떨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충격까지 겹치며 성장 엔진이 차갑게 식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 채무가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만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산업 구조 조정과 노동시장 개혁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1일(현지 시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은 국가 경제가 물가 상승과 같은 부작용 없이 노동력·자본 등 생산요소를 투입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피치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잠재성장률이 2021~2030년 2.5%에서 2031~2041년 2.0%로 낮아진 뒤 2041~2050년에는 1.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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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은 코로나19 이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1%에서 2006~2010년 4.1%, 2011~2015년 3.2%, 2016~2020년 2.7%, 2019~2020년 2.5% 등으로 점차 떨어졌다. 잠재성장률은 총요소 생산성, 노동 투입, 자본 투입 등으로 구성되는데 총요소 생산성은 개선되지 않고 노동과 자본 투입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총요소 생산성의 잠재성장률 기여도는 2001~2005년 2.2%포인트에서 2016년 이후 0.9%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로 인한 노동 투입 하락도 잠재성장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IMF는 코로나19로 떨어진 경제활동 참가율의 회복이 더딜 경우 2021년 잠재성장률은 1% 감소한 뒤 오는 2025년에는 1.5~2.5%까지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이주열 한은 총재도 “국내 고용 사정이 악화했고 서비스업 생산능력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심지어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자본 성장률이 인구 증감률과 비슷한 기울기로 감소하고 여성 및 60세 이상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증가하지 않고, 총요소 생산성이 최근 4년 하위 3개국 평균(0.21%)인 부정적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그 결과 2033년부터 역성장이 시작되고 2045년에는 -0.56%까지 떨어진다.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규제 완화로 노동시장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기술혁신을 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투자로 고용을 늘렸다가 사업이 어려워지면 구조 조정하고 해고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 공장을 늘리면서 잠재성장률도 떨어지는 것”며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노동시장 효율성을 높여 기업 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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