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확산되는 中 '규제 리스크'…코스피까지 휘청

상하이증시 2.3%급락 1년來 최대폭

코스피도 후폭풍…% 가까이 빠져

사교육 금지에 청담러닝 등 교육주↓

국내 상장 중국ETF도 일제히 급락

"中 부동산도 죌듯…불확실성 지속"





중국 당국이 각종 산업에 대한 규제 고삐를 더욱 강하게 죄면서 이에 따른 파장이 국내 증시까지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와 관련된 국내 주요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국내 관련주까지 급락하는 등 중국발 규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91%(29.47포인트) 내린 3,224.9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세로 시작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783억 원, 3,369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중국 증시가 빅테크·플랫폼·교육·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한 규제 폭탄을 맞으며 최근 1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4% 하락한 3,467.44를 기록했다. 상하이 증시가 2% 넘게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24일(-3.86%) 이후 처음이다. 홍콩증권거래소의 항셍지수와 항셍 차이나기업지수는 3.88%, 4.51%나 급락했다. 특히 이날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대화가 소득 없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향후 미중 갈등 가능성을 키우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증시는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디디추싱, 텐센트 등 테크기업(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에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함과 동시에 일부 사업 부문에 대한 영업과 투자 금지 등의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4월에는 알리바바에 시장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를 들어 28억 달러(약 3조 2,3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중국 내 양대 게임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인 더우위와 후야의 합병을 제재하는 등 자국 빅테크 기업 길들이기에 주력하고 있는 추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 증시는 펀더멘털은 좋지만 구조 조정이나 정책적인 문제들로 하락하는 추세”라며 “미중 갈등에다가 정부의 기업 누르기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반등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하락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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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이날 사교육을 금지하는 초강력 대책을 내놓은 점도 악재로 꼽혔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정 최고기관인 중공중앙위원회와 국무원 판공청은 24일 ‘의무교육 단계 학생 숙제·외부 학습 부담 감소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며 사실상 사교육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학교 외부에서 국·영·수 등 주요 과목을 가르치는 사교육 기관에 대한 신규 허가가 중단되며 기존 학원들도 심사를 거쳐 비영리기구로 등록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사교육비 부담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교육주 역시 약세를 보였다. 청담러닝(096240)은 전 거래일보다 6.39%(2,200원) 급락한 3만 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청담러닝은 현재 중국 교육 업체 신남양과 함께 ‘ESL’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청담러닝의 자회사 씨엠에스에듀(225330)도 전일 대비 3.65% 내린 9,250원에 마감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사교육 업체에 대한 투자 의견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신흥국주식 파트장은 “중국 정부의 정책 규제 방향성이 시장에서 예측한 것보다 심화됐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도세로 인해 증시가 많이 하락했다”며 “지배 구조 이슈, 부동산 추가 규제 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진정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자 국내 주요 ETF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KODEX ChinaH레버리지’는 하루에만 9.15%가 하락했고 ‘TIGER차이나CSI300레버리지(-6.87%)’ ‘KINDEX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6.11%)’ 등도 낙폭을 키웠다.

박시진 기자·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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