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7월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100만 명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피서철 관광객 증가로 인한 코로나19 연쇄 감염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어 도민과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29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전날인 28일 기준 7월 누적 관광객은 99만 1,966명을 기록했다. 관광협회는 이날 하루에도 약 3만 4,000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해 이날 중으로 7월 누적 102만 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평균 3만 5,000명 꼴로 제주를 찾고 있고, 주말을 맞아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미루어 보면 이달 예상 누적 관광객은 110만 명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108만 2,861명, 5월 113만 6,452명, 6월 112만 7,082명에 이어 7월까지 4개월 연속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 셈이다.
한국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제주에 한 달간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것 자체는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방역당국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달 들어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8일까지 4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기존 월별 최대치였던 지난해 12월의 340명을 훌쩍 넘긴 수치다.
게다가 관광객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 게스트하우스 3곳에서 술 파티 등을 통해 이용객 등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 제주에 6명의 관광객이 함께 왔다가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관광객은 여전히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과는 사뭇 다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는 공포·불안감이 극대화하면서 3월 한 달간 48만 762명만이 제주를 찾아 일평균 관광객이 1만 5,508명으로 떨어졌다. 작년 7월 여름 성수기 때도 제주 한림읍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한동안 일일 관광객이 2만 명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 3차 대유행 때에는 제주 한 달 관광객이 62만 5,865명까지 떨어지며 일평균 2만 189명을 기록하는 등 올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기 전부터 상춘객이 몰리며 월별 관광객이 일찌감치 100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큰 폭의 관광객 감소 없이 하루 평균 3만 5,000명의 관광객이 꾸준히 제주를 찾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백신 접종 시작으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무뎌지면서 동시에 여행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단체 여행 대신 개별 여행이 중심이 되는 여행 패턴이 자리 잡았고, MZ세대의 경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홀로 또는 커플끼리 여행을 즐기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가오는 8월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방역당국과 도민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26일 발표한 ‘여름시즌 제주여행 계획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름시즌 제주여행을 계획하는 시기로 ‘7월’과 ‘8월’을 선택한 비율이 각각 14.2%와 85.8%를 차지해 ‘8월 여행계획’의 응답률이 월등히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이달 초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점을 고려해 상당수 국내 관광객들이 제주 여행 계획을 8월로 미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엄중한 대응을 강조했다. 임 단장은 “관광객이 몰리는 7월부터 8월까지는 어떻게 보면 제주도가 가장 취약하다”며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다. 또 마스크 착용 등 생활 속 예방 노력만으로 확진자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개인 방역 예방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주에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더 강력한 방역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