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그널] 인터파크 IM 발송 시작...희망 매각가 3,000억↑

IM 발송 시작…8월 예비입찰 예정

매각 대상서 '알짜' MRO사업·바이오 제외

시가 대비 1.5~2배 가격 희망해 가격 산정 진통 예고





온라인쇼핑 플랫폼 1세대 인터파크(035080)가 매각을 위한 일정에 돌입했다. 1,200억 원의 지분 가치를 평가받는 아이마켓코리아(122900)와 헬스케어 사업 등 캐시카우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매도자는 현재 주가 대비 두 배에 이르는 가격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의 매각 주관사 NH투자증권(005940)은 최근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 발송을 시작했다. 인터파크 측은 다음 달 예비입찰 진행을 목표로 한다. 거래 대상은 이기형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약 28.4%를 포함한 경영권이다. 이 대표의 보유 지분은 최근 주가 기준 약 2,000억 원에 이른다.

이번 매각 대상에서 자회사 아이마켓코리아와 바이오 사업은 제외됐다. 인터파크는 이커머스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분산하기 위해 B2B 분야와 바이오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는데 두 사업 모두 그룹의 알짜배기로 성장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대기업 소모성 자재(MRO) 구매 대행 1위 업체다. 국내 MRO 시장규모는 약 22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아이마켓은 이 시장에서 10%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인터파크는 2012년 회사를 3,000억 원에 인수해 현재 지분 40.63%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에 구매 물품을 납품하는 일을 해오면서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주요 매출처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 세메스 등 5개사인데 이들 기업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4%에 이른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조8,394억 원, 순이익은 287억 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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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지배구조인터파크 지배구조


그룹의 상승 잠재력(업사이드 포텐셜)을 위해 투자한 헬스케어 사업도 매각 대상에서 빠진다. 그동안 인터파크는 아이마켓코리아를 앞세워 사업을 확장했다. 2014년 의약품 도매업체 안연케어를 연세대학교 재단으로부터 인수했다. 이 회사는 세브란스병원과 중앙대학교병원, 이화의료원 등 고객사를 상대로 의약품 및 진료재료 구매·물류대행 사업을 하고 있다. 이후에도 아이마켓코리아는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키트 제조사 피플바이오(304840)와 마스크 제조사 SG생활안전에 2018년과 2019년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지난 7월에도 신약개발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에 200억원을 출자하며 보폭을 넓혔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7월 사내 바이오융합연구소를 분사해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를 설립했는데 현재 인터파크와 아이마켓코리아가 각각 지분 51%와 4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인수자는 인터파크의 적자 사업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공연 제작, 기획사, 렌터카 및 해외법인 자회사에서 모두 적자를 냈다. 인터파크가 경쟁 이커머스 업체와 차별점을 갖게 된 공연티켓·항공권 분야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데다 경쟁 업체가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장악력도 다소 약하다. 지난해 인터파크의 거래액은 2조 원 수준으로, 20조 원 이상의 거래액을 보이는 쿠팡과 네이버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매도자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현재 주가 대비 1.5~2배에 이르는 가격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조4,000억 원에 신세계(004170) 그룹에 매각된 이베이코리아와 비교하면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룹의 캐시카우가 빠진 인터파크에 현 시가 이상의 몸 값을 쳐줄 수 있는 매수자가 등장할 지 여부에 주목한다. 이미 공연·티켓 분야에 관심을 둔 전략적투자자(SI)들도 티저레터를 수령하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상장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의 최근 지분 가치는 1,200억 원에 달하는데 자회사 지분 가치가 인터파크 주가에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매도자 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다소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력도가 높은 사업은 빠지고 적자 사업이 대다수여서 기업가치 산정(밸류에이션) 과정이 다소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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