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거리두기 격상…"여름특수 사라졌다" 울상 짓는 관광지

코로나 확산에 비수도권도 3단계

부산·경주·여수 등 대표 휴양지

7~8월 예약률 30~50%서 맴돌아

리조트·펜션 등 숙박업계 '곡소리'

방역수위 강화땐 피해 더 커질 듯

정부가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일괄 격상한 가운데 전남 함평군 돌머리해수욕장이 한산하다. /함평=연합뉴스정부가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일괄 격상한 가운데 전남 함평군 돌머리해수욕장이 한산하다. /함평=연합뉴스




정부가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일괄 격상한 가운데 강원 강릉시 사천진해수욕장이 한산하다. /강릉=연합뉴스정부가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일괄 격상한 가운데 강원 강릉시 사천진해수욕장이 한산하다. /강릉=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여름 휴가철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비수도권 숙박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더 강력한 거리두기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숙박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9일 각 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7일부터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일괄 격상하면서 호텔과 리조트, 모텔, 펜션 등 숙박업계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휴가객들이 몰리는 비수도권에서 확진 사례가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된 탓에 객실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특히 부산과 경북 경주, 전남 여수 등을 비롯한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 내 숙박업계의 시름이 깊다. 부산의 경우 확진자 급증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격상했던 21일을 기점으로 상황이 확 달라졌다. 21일 이전에는 해운대 등 부산 동부 해안가 특급호텔의 객실 예약률이 평균 70∼80%를 기록하면서 여름 특수를 기대했다. 하지만 확진자 급증 이후 부산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이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부신 지역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일주일 전 부산에서 확진자가 100명을 웃돌자 예약의 80%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며 “기존에는 8월로 예약 일정을 조정하는 비중이 많아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이제는 8월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급호텔 관계자도 “3단계 상향에 따라 전체 객실의 75%만 운영할 수 있기에 호텔 측에서 먼저 취소를 했으나 현재는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고객들이 스스로 취소하는 추세”며 “지금은 객실 중 절반 정도 운영되고 신규 예약도 3단계 이전의 5분의 1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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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콘도 등 숙박업소가 밀집한 경북 경주보문단지도 관광객들이 잇따라 예약을 대규모 취소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경주보문단지의 한 호텔 관계자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소식을 듣고 26일과 27일 자발적으로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 문의가 급증했다”며 “투숙인원 75%를 맞추기 위해 세미나 등 단체 예약의 취소를 유도하거나 투숙 일정을 내달 8일 이후로 조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지역 호텔도 7~8월 객실 예약률이 평균 40~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 첫 해인 지난해 같은 기간 예약률 60~70%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평년 예약률은 80~90% 수준이었다. 지역 호텔업계의 객실 예약률은 올해 초부터 상승세에 올랐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달부터 급감했다. 객실은 물론 연회·세미나 등 예약도 덩달아 줄면서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전남 동부권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여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수 돌산읍에 위치한 풀빌라 단지는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 숙박업소의 한 관계자는 “여수 지역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최근 3단계로 격상된 날과 바로 다음날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5인 이상 이용하는 풀빌라의 경우 30% 정도의 예약 취소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펜션이나 리조트도 사정이 여의치 않기는 비슷하다. 8개의 객실을 보유한 부산의 한 펜션 업주는 “펜션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거리두기 격상으로 확실히 운영이 어렵다”고 했다. 그는 “30일 6개, 31일 5개, 8월1일 1개가 예약된 상황”이라며 “다음 주는 예약이 거의 없어 1~2개 객실만 투숙객이 찾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여름휴가 기간 임직원들에게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면서 숙박업계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름휴가철이 되면 기업과 도심 상권이 일제히 외부로 휴가를 떠나는 울산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여행 자제를 권고한 상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내달 8일까지 9일 간 공장 전체가 문을 닫는다. 최근 임단협이 마무리되며 주머니 사정도 넉넉해졌지만 여행을 가자니 회사의 눈치가 보이고 막상 가자니 마땅한 곳이 없다. 현대차 울산1공장에 근무하는 신모 씨는 “올해는 별다른 여행 계획 없이 고향집에 가서 푹 쉬고 올 생각”이라며 “해수욕장 등 인기 휴가지는 아무래도 불안해서 못 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확진자 수에 따라 단계별로 거리두기 등의 지침이 급박하게 운영되다 보니 호텔 측에선 고객들에게 명확한 지침을 줄 수 없어 혼선이 생긴다”며 “고객 유치 행사를 하기에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어서 마냥 확산세가 꺾이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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