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했던 자녀가 부모님 집에 다시 들어가 살게 돼도 근로장려금(EITC)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형편이 어려워져 어쩔 수 없이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살게 됐는데 EITC까지 받지 못하게 되는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1일 기획재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서 ‘세대가 분리됐더라도 직계존비속이 소유한 주택 등에 거주하는 경우 해당 직계존비속까지 가구원에 포함한다’는 단서 조항을 삭제한다. 정부는 일을 하고 있으나 소득이 적어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의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근로장려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근로장려금을 받으려면 전년도 6월 1일 기준으로 가구원이 가진 모든 토지·건물 등의 재산 합계액이 2억원 미만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존에는 ‘금수저’의 근로장려금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해 직계존비속 소유 주택 등에 산다면 해당 직계존비속을 가구원으로 포함하도록 했다. 본인 재산에 주택을 가진 부모님 재산까지 합치면 재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직계가족 집에 들어가 살게 됐는데 근로장려금까지 받지 못하게 되는 피해 사례가 발생하자 정부가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이다.
금수저들의 악용을 막기 위한 장치도 추가 마련했다. 기존에는 주택·오피스텔 전세금 및 임차보증금을 평가할 때 임차계약서상 금액과 간주전세금(기준시가의 55%) 중 적은 금액을 적용했다. 앞으로 직계존비속에게 임차한 경우에는 해당 주택 기준시가의 100%를 간주전세금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 내용은 시행령 시행일 이후 신청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시부모나 장인·장모를 10년 넘게 한집에 살며 모신 며느리나 사위도 내년부터 ‘동거주택 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에서는 10년 이상 부모를 모시고 살던 자녀가 돌아가신 부모와 함께 살던 주택을 상속받을 때 상속 주택가액에서 담보로 제공된 채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중 최대 6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때 상속인은 상속개시일 기준 무주택자이거나 피상속인과 주택을 공동 소유한 1주택자여야 하고 이들은 동거하는 동안 1세대 1주택을 보유해야 한다. 정부는 개정안에서 이런 상속공제 대상을 직계비속의 배우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