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를 계기로 정부가 남북 교류와 대북 지원에 다시 시동을 건 가운데 외교부도 8월부터 해외 민간단체를 통한 북한 지원 현황 검토에 착수했다. 우리 정부와 민간 기관이 백신·식량 등을 북한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해외 비영리단체(NGO)·기업의 지원 방식을 벤치마킹하거나 이들과 협업하는 방안까지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관가에 따르면 외교부 대북정책협력과는 ‘해외 민간 부문을 통한 대북 지원 경과 및 현황’이라는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관련 조사에 나섰다. 오는 9월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10월에 결과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해외 NGO·기업 등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 활동을 분석해 △해외 민간 부문을 통한 대북 지원 경과 △단체별 활동 특성 △우리 대북 인도적 지원 등 남북 협력 사업에의 시사점 등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은 남북교류협력법 등 법령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정부 차원의 파악이 쉽지만 해외 기관들의 정보는 부족하다는 게 연구 이유다.
세부적으로는 설문과 서면 인터뷰 등의 방식을 통해 미국·유럽·일본·중국·러시아 등에 본부가 있는 NGO·기업 등이 지난 1990년대부터 진행한 대북 활동 경과를 정리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 당국과의 소통 방식과 협업 수준, 추진 계기, 북한 내 사무소 운영 여부, 사업 수행 형태, 모니터링 방식, 재원 확보 방식·규모 등도 확인한다. 분야는 식량·보건·식수·위생·환경·에너지·교육 등을 포괄한다.
외교부는 이번 연구를 기초로 국가·단체별 대북 지원의 특성을 분석하고 향후 우리 정부가 대북 정책을 수립할 때 이들 단체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연초부터 계획했던 사업이 마침 남북 연락선 복구 시점과 맞물렸다”며 “해외 기관들이 지원하는 방식·분야 가운데 취할 것은 취하고 연구 결과에 따라 장기적으로 이들과 협업하거나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남북 교류·협력에 연일 속도를 내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남북 간 영상 회담 시스템 구축 문제를 협의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며 “잠정 보류했던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주의 협력 물자의 반출 승인도 재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위해 남북 간 협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