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사설] 노동생산성 바닥인데 지금이 파업할 때인가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으로 드러났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1.7달러에 그쳤다. OECD 38개국 가운데 27위다. 슬로베니아(45.7달러), 체코(42.1달러)에도 뒤진다. 반면 연간 근로시간은 1,908시간으로 멕시코(2,124시간), 코스타리카(1,913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길다. 한국 경제의 고질병인 생산성은 낮고 일하는 시간은 많은 비효율적인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해마다 생산성 개선을 주문해왔지만 한국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과도한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 생산성 향상의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긴 근로시간의 주요 원인으로는 야근 등 만성적인 초과근무와 개인의 업무 집중도 저하 등이 꼽힌다. 생산성 향상으로 자연스럽게 근로시간을 축소하지 않고 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근로시간만 줄이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짧은 시간 일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얻으려면 업무 집중도 제고와 노동 유연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 노사 한쪽만 노력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관련기사



그런데도 일부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하며 실력 행사에 나서려 하고 있다. 3조 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된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해상 노조는 임금 25%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 수순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11일 4차 임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쟁의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기아 노조는 다음 주 파업 찬반 투표를 하기로 했고 GM 노조의 파업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 등 6개 도시 지하철 노조도 16~19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은 파업이 아닌 생산성 제고로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다.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