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 때부터 '방향'을 잡았다

4대째 이어온 전통 나침반 '윤도' 제작기술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 인정 예고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희수 장인이 전통 나침반인 윤도에 바늘모양 자석인 자침을 얹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희수 장인이 전통 나침반인 윤도에 바늘모양 자석인 자침을 얹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 때부터 윤도(輪圖)를 만들었다. 전통 나침반을 뜻하는 윤도는 천문학, 음양오행 사상 등 동양의 우주관과 세계관이 반영된 전통 생활과학 도구다. 천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삼국 시대부터 등장한 것으로 추측되나, 일반에 널리 사용된 것은 조선 시대의 일이다. 뱃사람이나 여행자, 농사꾼, 집터나 묘자리를 찾는 지관(地官) 등이 남북(南北)을 정하고 방향을 볼 때 사용했다.

4대째 전통 나침반인 ‘윤도’ 제작 기술을 이어온 장인 김희수(59)씨가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4일 김씨를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4대째 전통 나침반 '윤도' 제작기술을 계승해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희수 장인의 작업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4대째 전통 나침반 '윤도' 제작기술을 계승해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희수 장인의 작업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김 씨는 현재 ‘윤도장’ 보유자인 부친 김종대(87)씨로부터 윤도 제작 기법을 전수 받아 약 40여 년간 기술을 연마했다. 공정별 재료, 도구 사용에 전통성을 가졌으며, 평철(平鐵)과 선추(扇錘)의 제작 기술에 숙련도와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고 보유자 인정조사에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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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는 중앙의 자침을 중심으로 동심원의 숫자에 따라 1층부터 많게는 36층까지 다양한 크기가 있고, 각 층에는 음양·오행·팔괘 등이 조합을 이루며 배치된다. 특별한 장식 없이 7~9층 정도로 구성된 평철(平鐵)이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형태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여름용 부채에 2~3층 정도의 작은 휴대용 나침반인 선추(扇錘)를 달기도 했다.

전통 나침반인 ‘윤도’의 완성된 모습. 원통형으로 만든 ‘평철’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사진제공=문화재청전통 나침반인 ‘윤도’의 완성된 모습. 원통형으로 만든 ‘평철’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윤도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평철’은 나무를 원통형으로 깎아 모양 만들기, 중심과 층수를 정해 정간(定間)하기, 각자(刻字) 하기, 먹칠하기, 중앙원 다듬기, 옥돌 가루 칠하기, 붉은색 주사(朱砂) 입히기, 바늘 모양의 자침(磁針) 만들기 등 복잡한 공정을 거친다.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특히, 나무 표면에 작은 글씨를 새겨야 하는 각자 작업은 윤도장의 핵심 기술로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세밀한 공정이다.

문화재청은 30일 이상의 예고기간을 거쳐 김희수 씨의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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