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33)가 올림픽과의 작별까지 18홀만 남겼다.
박인비는 6일 일본 가와고에시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에서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 3라운드를 마친 뒤 파리 올림픽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뒤의 5년보다 파리 올림픽까지의 3년이 저한테는 오히려 더 긴 시간일 것 같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박인비는 여자 골프가 116년 만에 올림픽에 돌아온 2016 리우 대회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5타 차 금메달을 따냈다. 이미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상태였던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더해 ‘골든 슬램’의 새 역사를 썼다. 올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3월 KIA 클래식)도 있고 부상도 없어 올림픽 2연패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특기인 퍼트가 애를 먹였다.
박인비는 몰아치기가 필요했던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사흘 합계 3언더파 210타(공동 25위)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박인비는 “샷이 정말 좋아서 기회를 많이 만들었는데 그린 플레이가 끔찍했다. 사흘 연속 이렇게 안 되는 것은 실력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이렇게 미친 듯 안 들어가는 대회가 1년에 1~2개쯤 되는데 그게 이번 주에 나올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골프 못 치는 이유를 대라면 수백만 가지나 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퍼트 라인을 잘못 읽거나 스피드를 못 맞추는 등 정말 종합적으로 안 됐다. 4라운드는 퍼트감을 올리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2타를 줄인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가 15언더파로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달렸다. 2위는 12언더파의 아디티 아쇼크(인도). 10언더파 공동 3위는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나미 모네(일본) 등 4명이다. 7언더파 공동 10위인 김세영(28)과 고진영(26)은 3위 그룹과 3타 차라 메달권과 멀지는 않다. 김세영은 “남은 18홀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매 홀 열심히 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4라운드가 예정된 7일에는 태풍 예보가 있다. 고진영은 “상위권 선수들이 날씨 영향을 받고 우리는 그럴 때 실수 없이 하면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효주(26)는 5언더파 공동 18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