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병마도 꺾지 못한 꿈…한계 이겨낸 올림피언 [도쿄 올림픽]

림프종 극복하고 메달 딴 인교돈

브라스페닝스는 심장병 수술후 金

암·코로나 등 절망적인 시련에도

불굴 의지로 '인간 승리' 보여줘

섀넌 브라스페닝스. /로이터연합뉴스섀넌 브라스페닝스. /로이터연합뉴스




올림픽은 늘 인간 승리 스토리로 넘쳐난다. 2020 도쿄 올림픽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대회 여자 경륜의 섀넌 브라스페닝스(30·네덜란드)가 심장마비 수술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덜란드 선수단 기수를 맡기도 한 그는 5일 결선에서 엘레스 앤드루스(뉴질랜드)를 0.061초 차로 따돌렸다. 세계선수권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는데 첫 올림픽에서 우승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나갈 수 있었지만 지난 2015년 레이스 도중 쓰러졌다. 심장마비였다. 응급 수술로 고비는 넘겼으나 선수 생활은 어렵다는 관측이 많았다. 경륜에서 심장 이상은 치명적이다. 하지만 브라스페닝스는 1년간 혹독한 재활을 이겨내고 그랑프리 대회 3위에 오르며 재기했다. 여전히 약을 달고 사는 그는 “다시 선수로 뛸 수 있을지 확인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몸은 좋아졌지만 확신은 없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타미라 멘사스톡. /신화연합뉴스타미라 멘사스톡. /신화연합뉴스



타미라 멘사 스톡(29·미국)은 3일 레슬링 여자 자유형 68㎏급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 포상금을 어디에 쓸 거냐는 질문에 “어머니에게 푸드 트럭을 사드리겠다”고 했다. 멘사 스톡은 고교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딸의 경기를 관전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올림픽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흑인 여성으로 기록된 그는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가장 크게 응원해주셨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틀림없이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관련기사



조르즈 폰세카. /AP연합뉴스조르즈 폰세카. /AP연합뉴스


유도 남자 100㎏급 준결승에서 한국의 조구함(29)에게 진 뒤 선선히 축하를 건넨 조르즈 폰세카(29·포르투갈)는 암을 이긴 선수다. 2016 리우 대회를 앞두고 훈련 도중 무릎을 다쳐 병원에 갔는데 발에서 암세포가 발견됐다.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이었다. 리우 대회에서 17위로 미끄러진 폰세카는 2017·2019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유도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세계 랭킹 2위 자격으로 이번 대회 출전권도 얻었다. 암과 싸우던 중 6월 코로나19에까지 감염됐지만 폰세카는 동메달을 따냈다. 그는 “이제부터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하겠다”고 했다.

태권도 남자 80㎏ 초과급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의 인교돈(29)도 2014년 림프종 진단을 받았던 선수다. “운동을 다시 시작할 때만 해도 올림픽이라는 단어조차 생각지 못했다”는 그는 2019년 완치 진단을 받고 올림픽 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이케에 리카코. /AP연합뉴스이케에 리카코. /AP연합뉴스


남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에서 미국 신기록을 작성한 케빈 맥도웰(28)도 2011년 진단받은 림프종을 이겨낸 케이스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6관왕의 여자 수영 스타 이케에 리카코(21·일본)는 2019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도 자국 올림픽 무대에 섰다. 항바이러스제를 매일 복용하느라 체중이 15㎏ 넘게 빠지기도 했던 그는 혼계영 400m 결선을 치른 뒤 “너무 행복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도쿄=양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