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지인 동생의 ‘성폭행 의혹’ 기사를 인터넷 카페에 올린 대학교수가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8-3부(장윤선·김예영·장성학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수 이모(59)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8년 3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A씨 동생인 B씨가 과거 유력 언론사 부장급 기자로 일하면서 부하직원을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제기된 기사를 링크해 올렸다. 또 “네 동생 잘렸다는데?”라는 글을 함께 달았다. 이씨는 같은 아파트에 살며 재건축 문제로 갈등을 빚은 A씨를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당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1·2심 재판부는 반복적으로 글을 게시하는 등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망신을 주려는 비방 목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또 “B씨가 성폭행을 가했다는 내용은 순수한 사적 영역에 속하고, 아파트 주민들이 알아야 할 정보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재판에서 “기사 링크를 게시했을 뿐 사실을 적시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사실 적시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이씨의 게시물이 A씨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1심과 달리 B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이씨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