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곳곳 중환자실 포화…부스터샷 '몰래 접종'도

델타 변이 확산에 확진자 급증

하루 10.7만명 '6개월래 최대'

입원실·중환자실 부족 사태

당국 승인 없이 3차 접종 속출

미국에서 코로나19로 가족과 친지를 잃은 사람들이 7일(현지시간) 뉴욕에 모여 브루클린 브리지를 함께 행진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미국에서 코로나19로 가족과 친지를 잃은 사람들이 7일(현지시간) 뉴욕에 모여 브루클린 브리지를 함께 행진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미국 곳곳의 중환자실이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지난 2월 이후 6개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 데 따른 것이다.



AP통신과 CNN 등 미 언론은 7일(현지 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인용해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7,140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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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동평균으로 집계되는 미국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올해 1월 초 25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뒤 빠르게 백신이 보급되면서 6월 22일 1만 1,299명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머뭇거리거나 거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약 한 달 보름 만에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수치 변화에 대해 “델타 변이가 얼마나 빨리 퍼졌는지를 보여준다”면서 “미국이 겨울의 코로나19 급증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델타 변이의 영향으로 하루 평균 코로나19 환자가 몇 달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 보건부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6일 기준 6만 3,250명이다. 이는 올해 최저치인 6월 29일(1만 6,152명)의 약 4배 수준이다. 이에 입원실과 중환자실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텍사스주 오스틴 당국자를 인용해 “현재 오스틴에서 사용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며 응급실의 코로나19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빈 병상이 생기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당국의 공식 결정이 나지 않았음에도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몰래 맞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900명 넘는 사람이 3차 접종을 했다. 당국의 승인 없이 부스터샷 접종이 가능한 것은 미국에 백신이 남아도는 데다 추적 시스템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정치 만평가인 테드 랄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고문에서 “2,600만 개의 백신이 저조한 수요로 버려질 것이라는 기사를 본 뒤 추가 접종을 결정했다. 나는 쓰레기통에 들어갈 백신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어차피 버려질 백신을 맞았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한편 접종 거부자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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