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혐기성 폐수처리 공법, 효율 높고 운영비도 절감"

[ECO경영이 기업미래다]

<3>친환경 이끄는 중소·중견기업

이기창 웰크론한텍 플랜트부문 대표

가장 잘 자라는 혐기성 미생물 확보

호기성 폐수처리보다 비용 대폭 줄여

기술력 탄탄...설비 추가 고객사 늘어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 영역 확대





"'블랙 다이아몬드'를 아시나요? 폐수의 오염 물질을 먹어 분해하는 혐기성 미생물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쌀알만큼 작고 까만 알갱이들이 정화한 물은 재활용하고, 생화학 작용 후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난방에도 쓰니 다이아몬드만큼이나 귀하다는 의미입니다."

웰크론한텍(076080)에서 플랜트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이기창(사진) 대표는 혐기성 폐수처리 공법에 활용되는 미생물을 이렇게 소개했다. 혐기성 미생물은 유기물을 포함한 폐수를 먹이로 생물학적 페수 처리에 핵심 역할을 한다. 폐수로부터 깨끗해진 물과 함께 바이오 가스를 생성하고 남은 슬러지(찌꺼기)만 폐기하면 된다. 특히나 일반적으로 하수처리장에 쓰이는 호기성 폐수처리 방식과 달리 넓은 부지에 커다란 수조들을 펼쳐놓을 필요가 없다. 이 대표는 "산소를 먹이로 폐수를 정화하는 수처리장보다 위로 쌓는 혐기성 소화조 시설은 부지 면적을 80% 절감할 수 있다"며 "더불어 악취도 나지 않고 용수와 바이오 가스 재활용으로 운영 비용도 아끼는 친환경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설립된 웰크론(065950)한텍은 2000년대 초반 일찍이 폐수처리 산업에 뛰어들었다. 2004년부터는 네덜란드 '팍(Paques)'과 기술 제휴를 맺고 고효율의 혐기성 폐수처리 공법을 국내에 도입했다. 웰크론한텍이 국내에 독점으로 보유한 '팍'의 혐기성 폐수처리(IC Reactor)는 경쟁 공법에 비해 고효율 미생물과 운영 노하우를 자랑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혐기성 미생물보다 더 성능이 뛰어나고 건강하게 배양된다. 같은 혐기성 미생물을 쓴다고 하더라도 운영 기술력에 따라 폐수처리효율이 크게 벌어진다. 이 대표는 "호기성 폐수처리에 비해 처리 비용은 연간 70%가량 절감하면서 폐수처리효율을 유지하는 기술력은 웰크론한텍이 국내 유일하다"며 "가장 잘 자라는 혐기성 미생물을 독점으로 확보하고 폐수의 성분을 분석해 적절한 유지 영양분을 공급하는 게 20년 가까운 노하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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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잘 운영되는 시설은 추가로 배양된 혐기성 미생물을 판매해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타사의 미생물을 쓰다가도 갈수록 유실 양이 많아지면 질 좋은 혐기성 미생물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혐기성 미생물이 공급난을 겪으며 해외에서는 1톤에 70만 원, 국산은 40만 원씩으로 가격이 올라 고객사가 배양된 미생물 판매로만 매년 수억 원의 추가 수익을 거둔다"고 말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신하는 만큼 운영 수익을 웰크론한텍이 가져가는 공급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다. 규모에 따라 수십억 원에서 100억 원이 넘은 초기 설비 투자가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전체 폐수처리 비용의 80% 정도로 설치하고 운영·관리를 맡기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통상 빠르면 2년, 느려도 5년 정도면 투자비 회수를 자신한다"며 "고객사들도 친환경적인 폐수 처리 성능은 물론 경제적인 면에서 효율성을 확인하고 설비를 추가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20여 공장에 적용된 웰크론한텍의 IC Reactor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별도의 추가 영양분 없이도 미생물이 잘 자라는 식음료 공장을 넘어 제지와 석유화학 분야를 신시장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미생물이 잘 자랄 환경을 조절하기 어려운 제지와 석유화학 공장은 폐수처리의 난이도가 높지만, 그만큼 친환경 효과도 크다"며 "국내 최고의 기술 노하우로 친환경 경영, 탄소 배출 저감 확산을 위해 폐수 처리 산업 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창 웰크론한텍 플랜트부문 대표가 경기 화성 발안산업단지 웰크론한텍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는 혐기성 폐수처리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웰크론이기창 웰크론한텍 플랜트부문 대표가 경기 화성 발안산업단지 웰크론한텍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는 혐기성 폐수처리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웰크론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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