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가 모친상을 당했다. 다만 장례식장을 지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소속사 SMI엔터테인먼트는 조수미의 모친인 김말순 씨가 이날 오전 5시 4분에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85세.
고인은 조수미를 세계적인 성악가로 이끈 장본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꿈이 성악가였고 재능을 보였던 딸이 음악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루 8시간씩 문을 잠그면서까지 엄격하게 연습을 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인은 2003년 정부로부터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2006년 남편 조언호 씨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딸 조수미에게 장례식에 참석하는 대신 프랑스 파리 공연을 독려하기도 했다. 당시 조수미는 무대 위에서 아버지 별세 소식을 알리며 노래했다.
고인은 수년 전 치매에 걸려 오랫동안 병원에서 생활했다. 조수미는 치매로 고생하는 모친을 위해 2019년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담은 앨범 ‘마더(Mother)’를 발표했다. 앨범 발표 당시 조수미는 간담회에서 성악가가 되지 못한 어머니가 자신을 매우 엄하게 대했지만 차츰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26일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서도 "어릴 때부터 온갖 걸 다 시키셔서 나는 굉장히 바쁜 어린이로 행복하지 않았다"면서도 "유학 생활을 하면서 결과물로 보이기 시작하더라. 그제야 감사함을 느꼈고 너무 죄송했다"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전하기도 했다.
조수미는 "어머니는 내게 '성악가가 되는 게 내 꿈이었는데 그걸 이루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며 "최근 몇 년간 어머니가 제 무대를 못 보고 계시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밝히기도 했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위해 조수미는 매일 전화로 노래를 불러준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미는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예술의전당에서 '나의 어머니'라는 타이틀로 리사이틀도 열었다.
SMI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조수미 씨가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 들어와 상을 치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문객 건강과 안전을 우려해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조수미·조영준(SMI엔터테인먼트 대표)·조영구(개인 사업)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