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창의·융합형 인재 육성, 산학 프로젝트 교육으로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4차 산업은 지식과 지식 연결 중요

교과중심 탈피, 다양한 경험 쌓아야

5년 뒤 세상에 없는 신제품 상상 등

팀 프로젝트 중심 학습이 키워드로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당면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통합적 사고를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가 요구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핵심은 연결과 융합이다. 이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르게 보는 능력,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에서 새로움이 나온다. 즉 인간과 사물이 공존하는 상태에서 인간이 우위를 가지려면 창의력·감성·인성·소통·협력 등 인문·사회과학에 중점을 둬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연구든 교육이든 필연적으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이 융합돼야 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맞춰 대학들은 융합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어느 한 분야의 지식만을 습득하는 교과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쌓아 다양성을 키우도록 많은 교과·비교과 과정을 개설하는 추세다. 대학마다 인문학 학과 학생들은 소프트웨어와 AI 관련 교육을 받게 하고 이공계열 학생들은 철학 등 인문학 수업을 듣도록 함으로써 인문과 이공 분야를 결합하는 융합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분야의 연구에 몰입해 온 교수들이 자신의 영역을 넘어 타 분야 지식까지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종합해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다.



융합 교육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기존 지식을 더하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얻는 방법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기술혁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기술을 새롭게 조합해 이루는 것이므로 융합적 사고가 필수적이다. 창의적이라는 것은 기존의 지식을 넘어섰다는 뜻이지만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새롭게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큐비즘을 고안한 피카소는 세잔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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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타 분야와의 협업이다. 자신의 분야를 깊게 알면서 다른 분야도 폭넓게 알고 있다면 협업이 용이해진다. 다른 학제 간의 융합 교육이 좋은 사례다. 협업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의 융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한 융합 교육의 방향은 프로젝트 중심 학습이다. 이를 통해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과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팀을 구성해 진행하면 멤버 간의 협업,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자연스레 키울 수 있다. 사전 학습경험 등을 고려해 최대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는 ‘창의융합프로젝트’라는 교과목을 개설했다.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기업에서 활용 중인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인 ‘트리즈(TRIZ)’ 기법을 학습시킨 뒤 다른 관점에서 모순점을 찾도록 했다. 학생들은 모순점을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또 팀을 구성해 많은 토의를 거쳐 문제를 정의하도록 했다. 문제 해결 대상은 스마트폰이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느낀 불편한 점들의 개선 방안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앞으로 5년 뒤 현재 세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아이디어를 상상하게 했다. 팀별로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 몇 개를 정하고 사업화를 고려해 고객과 기업 입장에서 차별점을 찾도록 했다. 학생들이 단순하게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사업화했을 때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게 한 것이다. 마지막 수업 때는 기업 실무자를 초대해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리뷰 시간도 가졌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학습으로 창의적 발상과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배웠고 상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사업화되는 과정도 경험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융합적인 사고를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 프로젝트 학습의 큰 장점이다.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이제 대학 교육은 강의 중심의 수동적 형태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자기학습 중심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프로젝트 중심 학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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