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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올해에만 싱크홀 3차례 발견된 여의도 A아파트…불안 호소하는 주민들

588세대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입구에 싱크홀 발생

인근 공사 현장·아파트 상하수관 노후·연약한 지반 등이 원인

주민들 안전 위해 '정부의 지하 공사 공법 규제' 필요해




올해 들어서만 '싱크홀' 3번 발견된 여의도 A아파트, 그곳에는 무슨 일이? ㅣ집슐랭 흥신소 ep.3

여의도에 위치한 ‘한양 아파트’ 단지 내 롯데 마트 인근에서 연속적으로 ‘싱크홀’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세 차례 발견된 싱크홀에 일부 주민들은 싱크홀 발생 원인 규명과 지반 안정성 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싱크홀이 발생한 한양 아파트는 1975년에 준공된 곳으로 1970년대에 지어진 시범, 삼익, 대교 아파트 등과 함께 대표적인 여의도 노후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지난 6월, 여의도 지역 커뮤니티에는 ‘한양 아파트 안전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엔 올해 3월 경부터 발생한 세 차례의 싱크홀 발생 경위가 정리되어 있었다. 게시글 작성자에 의하면, 첫 번째 싱크홀은 롯데마트 인근 잔디밭 나무 아래 발생했다. 두 번째 싱크홀은 첫 번째 싱크홀 발생 지점 인근인 롯데마트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세 번째 싱크홀은 앞선 두 싱크홀로부터 약 1~2m 거리를 두고 발생했다. 싱크홀 아래 구멍이 넓어 보였다고 묘사한 작성자는 “약 1m의 거리를 두고 6개월 동안 세 차례 연속으로 싱크홀이 발견된 것은 구역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덧붙여 싱크홀 발생 원인과 아파트의 지반 안정성이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는 “너무 무서워요", “언론 쪽 아시는 분 제보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불안해서 못 살겠어요" 등 우려 섞인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싱크홀 발생 현장을 직접 방문해보니 현재는 보강 공사가 이미 완료된 상태였다. 싱크홀 발생 원인에 대해 영등포구청에 문의를 넣었으나, 구청 측에선 “아파트 단지 내에 발생한 싱크홀은 구청에서 담당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 측에도 문의를 남겼다. 관리 사무소 측은 “기술적인 부분이라 잘은 모르겠다"며 "아파트가 지어진 지 45년이 넘었다 보니 시설이 낙후된 부분이 있어 그런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인근 공사 현장과 아파트 상하수관의 노후, 여의도의 연약한 지반적 특성 등이 다각적으로 맞물려 싱크홀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먼저 지하 주차장 등의 공사 현장에서 지하수를 양수 했을 것이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지하수 수위가 낮아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의도는 지반이 모래로 이뤄져 토지 기반이 연약한데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며 모래가 휩쓸려 내려가 일부 지반이 함몰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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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모래 지반 위에 있던 아파트 노후 상수도관이 모래와 함께 함몰됐다면 상수도관의 이음새가 파열됐을 가능성이 높아 관 속에 있던 물이 흘러나와 상수도관 밑 부분의 모래층이 또다시 함몰돼 싱크홀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동공 현상이 발생한 한양 아파트는 지난 1975년에 준공돼 여의도 내에서도 노후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또한 해당 단지 주변에서는 최근 여의도 파크원, 더 현대 서울, 브라이튼 복합 시설 등 대규모 공사가 동시에 진행돼 왔다. 이 전 교수는 “시공 당시 지하 깊숙이 파일을 설치했을 것이기에 아파트 건물의 안정성 측면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안전하다고 해서 아파트 주민들의 우려가 아예 불식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여의도 일대에서 불고 있는 재건축 바람 때문이다. 서울시는 여의도 아파트 중 가장 먼저 지어진 시범 아파트를 포함해, 삼부, 한양, 삼익 아파트 등 총 11개 단지를 8개 특별 계획 구역으로 묶어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지구 단위 계획 초안을 마련하고 연내 이를 확정하기로 했다.

또 서울시는 8개 특별 계획 구역을 정하면서 종 상향을 해주기로 했다. 현재 3종 일반 주거 지역인 이들 단지는 일반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으로 각각 용도 지역이 상향된다. 이렇게 되면 일반상업지역은 용적률 800% 준주거지역은 400%까지 적용 받게 된다. 더욱이 주상 복합으로 지을 경우 50층 이상 건축도 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지구 단위 계획이 연내에 마무리되면 재건축엔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약한 지반적 특성을 가진 여의도에 고층 빌딩들의 건설도 모자라 여러 아파트들의 재건축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주민들은 재건축이 진행되면 여의도 지반이 버틸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는 등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전 교수는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 시공사 측이 지하수 수위에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지하 공사 공법을 채택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지역마다 다양한 지질 및 수리학 특성을 고려해 지하 시설 공사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의도는 흙과 모래로 매립된 곳이라 여러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지하 주차장 공사를 실행하면 지하수 수위가 빠르게 줄어들어 지반에 영향이 가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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