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판 커지는 쌍용차 인수전...업계 “인수후보자 속내 제각각, 회생 장담 어려워”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가 진행되면서 인수 후보자들이 인수 자금 동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수 후에도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해 쌍용차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미래차 경쟁력이 부족한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인수후보자들의 속내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이달 27일까지 인수의향자의 쌍용차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다음달 인수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다음달 제출할 인수제안서에는 인수금액뿐 아니라 사업계획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공익 채권(약 3,900억원)과 향후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실제 필요한 인수금액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에디슨모터스는 이날 사모펀드 KCGI도 쌍용차 인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체적으로 4,000억원 이상을 조달하고, 키스톤PE와 KCGI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000억원 가량을 투자받아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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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8위인 SM그룹은 외부 투자 없이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가 3조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SM상선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미국 유통업체 HAAH의 계열인 ‘카디널 원 모터스’는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받아 쌍용차 인수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에디슨모터스의 경우 배터리를 중국에서 조달하는 등 자체 배터리 기술이 부족한데다 장기적으로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기에는 회사 규모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디슨코터스의 매출은 지난해 890여억원에 그쳤다.

SM그룹은 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남선알미늄[008350] 등과의 시너지를 키워 전기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M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진정한 의도는 쌍용차 평택 공장 부지 개발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현재 쌍용차는 기존 평택공장을 매각해 새로운 부지에 친환경차 생산 공장읊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기존 평택공장 부지는 9,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며 주거용 부지로 개발될 경우 가치가 1조5,0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SM그룹이 평택 공장 부지 매각 차익과 해당 부지에서의 부동산 개발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한 상황이다.

카디널 원 모터스는 북미 영업망을 활용해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픽업트럭 등을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쌍용차로서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분석이 나오지만, 카디널 원 모터스 역시 자금조달능력이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카디널 원 모터스가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세워 본격적인 완성차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교두보로 쌍용차를 활용하기 위해서 인수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카디널 원 모터스도 중국 상하이차나 인도 마힌드라 그룹처럼 쌍용차의 기술과 생산 노하우만 빼낸뒤 철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쌍용자동차 인수에 뛰어든 에디슨모터스·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9일 쌍용차 인수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연합뉴스쌍용자동차 인수에 뛰어든 에디슨모터스·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9일 쌍용차 인수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연합뉴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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