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대한민국의 韓이 여기서 시작됐다

경기도박물관 '경기,마한·백제'전 개막

김포 운양동 유적에서 발굴된 금귀걸이. /사진제공=문화재청김포 운양동 유적에서 발굴된 금귀걸이. /사진제공=문화재청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 이전인 기원전 2세기 무렵 한반도 중남부에는 마한·진한·변한의 삼한(三韓)이 있었다. 삼한의 활동상은 중국의 역사서인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도 기록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도 거듭 등장한다. 고종이 큰(大) 한(韓)이라는 뜻으로 대한제국을 선포한 것 또한 삼한을 계승한 것이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근간이 됐다. 삼한 중에서도 지금의 경기·전라도 지역에 분포했던 54개 소국의 연합체 ‘마한’은 비옥한 땅과 온화한 기후를 배경으로 상당히 수준 높은 문명을 일궜고, 이후 백제에 흡수된 후에도 우수한 문화를 고스란히 계승했다.



경기도박물관이 경기지역 마한 유적에서 최근 출토된 매장문화재들을 분석해 기획한 특별전 ‘경기,마한·백제’를 10일부터 개최한다. 마한 사회가 경기 지역에서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짚어보고 물질문화와 대외교류, 고대 정치세력으로의 발전과 한성백제로의 변천 등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의미있는 전시다. 마한의 철검(鐵劍), 귀한 보석인 마노(瑪瑙) 구슬, 뚜껑이 있고 굽이 높은 유개대부호(有蓋臺付壺) 등 500여 점의 전시유물은 이들이 발굴된 땅에 존재했던 마한의 비밀을 푸는 열쇠다. 전시는 문화재청과 사단법인 한국문화유산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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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마두리 토광묘에서 출토된 마형대구. /사진제공=문화재청평택 마두리 토광묘에서 출토된 마형대구. /사진제공=문화재청


마한은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던 전환기에 출현했다. 전시의 시작은 인천, 고양, 구리 지역 등에서 출토된 한국식동검인 세형동검(細形銅劍), 토기의 주둥이 쪽 바깥에 점토를 띠처럼 붙인 덧띠토기(粘土帶土器)를 통해 마한의 출현 배경을 보여준다. 광범위한 곳에서 유사한 유물이 발굴됐다는 것은 그 지역에 같은 문화권이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고대국가의 철기는 지금의 신소재, 신기술에 해당한다. 철기 기술을 확보한 마한은 문명이 크게 발달했고 무역도 활발했다. 김포 운양동 유적에서 출토된 금 귀걸이인 금제이식(金製耳飾), 철검(鐵劍), 마노구슬을 비롯해 평택 마두리, 가평 대성리 유적 등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이 이를 입증한다. 전시를 준비한 김영미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마노나 유리구슬은 서역이나 남아시아에서 가져온 교역품으로 당시의 활발한 무역, 발달한 경제 관념을 유추할 수 있다”면서 “54개의 소국으로 이뤄진 마한은 연맹국가로 구성된 그리스처럼 탁월하고 독자적인 문화를 이루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마한은 54개 부족국가 중 하나였던 백제가 강성해지면서 병행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흡수됐다. 전시의 마지막인 ‘마한에서 한성백제로’에서는 몽촌토성과 석촌동 고분에서 출토된 발이 3개 달린 그릇 ‘삼족기(三足器)’, 화성 요리 고분에서 출토한 금동관모(金銅冠帽)와 금동신발 등을 통해 고유한 문화특성을 유지하면서 백제로 흡수되기까지의 과정, 마한과 한성백제의 관계 등을 보여준다. 전시는 시간당 80명, 하루 최대 640명씩 예약제로 관람할 수 있다. 10월 말까지.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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