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단독] SK배터리, 수조원대 프리IPO 시동…글로벌 PEF와 협상

실질적 기업가치 14조~20조 거론

국내외 사모펀드와 연말까지 협상 매듭

SK이노 "투자유치 일정 아직 확정 안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에서 회사의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에서 회사의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




SK그룹의 2차전지 사업을 책임질 신설 회사 SK배터리(가칭)가 수조 원 대의 상장 전 투자 유치(pre-IPO) 시동을 걸었다. 오는 10월 1일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하는 것과 동시에 투자자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거래를 완료할 계획을 세웠다. SK배터리는 미국과 헝가리 등 해외 배터리 생산 시설 확장에 속도를 내기 위한 최대 12조 원 규모의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번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 수년 전부터 SK이노베이션과 접촉해온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 역시 투자의 문이 열리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물적 분할 예정인 자회사 SK배터리 투자 유치를 위해 주관사 선정 등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 KKR·TPG·베인캐피털·칼라일 등 글로벌 PEF에서 이번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SK배터리는 9월 중순 주주총회를 거쳐 10월 1일 출범 예정인데 2차전지를 비롯해 전기차 및 자율주행 등 E모빌리티·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주축으로 한다. 물적 분할 시 SK이노베이션이 SK배터리의 지분 100%를 갖는다. SK이노베이션은 3년에서 5년 내 상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관련기사



일부 펀드는 2차전지 사업의 성격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맞다고 보고 기후변화 관련 펀드를 통해 투자를 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본격 투자 유치 전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과정에서 이번 투자 규모를 최소 조 원 단위 이상이라고 밝혔고 2곳 이상의 투자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SK이노베이션은 SK배터리의 물적 분할을 발표하면서 회사의 장부가치(자본총계)를 2조 1,264억 원으로 알렸지만 실질적인 기업가치는 최소 14조 원에서 20조 원까지 거론된다.

투자금 대부분은 미국 조지아 등에 준비 중인 1·2공장과 헝가리 2공장, 중국 옌청 2공장 등을 건설하는 데 투입된다. 현재까지 회사는 총 12조 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고 6조 원가량을 집행했다. SK배터리는 이번 분할과 투자 유치를 계기로 본격적인 2차전지 사업의 확장과 수익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사업 매출은 2020년 기준 약 1조 6,000억 원으로 글로벌 6위권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GWh(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해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6조 원,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최근에는 미국 포드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우선 60GWh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서 2021년 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 2022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상각전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5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의 전망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측은 공식 입장으로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은 투자 재원 조달 시기가 도래했을 때 적시에 실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까지 구체적인 조달 방법·시기·규모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