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서 쫓겨난 차이나텔레콤 中증시로 첫 복귀…미중 ‘디커플링’ 빨라지나

뉴욕증시 퇴출 6개월만에

10년만의 최대 규모 IPO

中, 시장 육성 의지 강하고

美는 中기업 상장심사 강화

유턴하는 기업 늘어날 듯





미국 증권시장에서 퇴출된 중국 국유 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이 6개월 만에 중국 증시에 안착했다. 중국이 자국 증시 육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동시에 각종 규제로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막으면서 미중 간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차이나텔레콤은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지난 9일 공모주 청약을 시작했다. 공모 가격은 주당 4.53위안으로 모두 103억 9,600만 주를 발행한다. 차이나텔레콤은 현재 홍콩 증시에도 상장돼 있는데 이번 추가 상장으로 모두 471억 위안(약 8조 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차이나텔레콤 측은 “조달 자금은 산업용 5G 서비스 개발과 클라우드 인프라 프로젝트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장에 대한 기대로 10일 홍콩 증시에서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차이나텔레콤의 중국 증시 상장이 주목받는 것은 이 회사가 1월 뉴욕 증시에서 퇴출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군이 소유했거나 통제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인의 투자를 금지했고 이에 따라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국유 통신 3사는 곧바로 거래가 중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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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이나텔레콤은 굴하지 않고 곧바로 중국 증시로 돌아와 이번에 상장 대박까지 낸 것이다. 차이나텔레콤이 초과배정옵션도 행사할 경우 조달액은 541억 위안 이상까지 늘어나 중국 증시에서 10년 만의 최대 기업 상장이 된다.

이날 차이나텔레콤은 크게 늘어난 상반기 실적까지 공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1% 증가한 2,192억 위안, 순이익은 27.2% 늘어난 177억 위안을 기록했다.

차이나텔레콤에 이어 다른 국유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 등도 중국 또는 사실상 중국 관할인 홍콩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미 간 디커플링이 기술에서 금융 부문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차이나텔레콤은 중국으로 복귀한 최초의 미국 상장 중국 기업이 됐다”고 전했다.

이미 미중의 디커플링은 진행되고 있다.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향후 3년 연속 미국 회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외국 기업을 뉴욕 증시에서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이 2013년 협의에 따라 중국 증권 당국의 회계 검토만으로 뉴욕 증시 상장을 허용한 것을 폐지한 것이다. 이에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은 오는 2024년 이후 실제로 퇴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도 지난달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의 뉴욕 증시 상장을 계기로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 시 안보 심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미국 SEC는 중국 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를 강화한 상태다.

5월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모두 248개, 시가총액은 2조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자국 증시나 홍콩에서 자국 투자자로부터 더 나은 프리미엄을 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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