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조감도)’ 재건축 단지의 설계 변경안이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가 당초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반대했던 ‘스카이브리지(아파트 상층부를 연결한 다리)’ 등 특화 설계안 일부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주 완료 후 2년이 지나도록 멈춰섰던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의 시계가 빠르게 다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건설 및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0일 건축위원회를 열고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설계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변경안은 앞서 서울시가 지적한 여덟 가지 사항을 반영하는 한편 스카이브리지·커튼월 등 고급화 전략은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성·크로바는 올해 5월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재심 의결이 나 지난달 소위원회 자문을 거친 바 있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당초 스카이브리지 3개소와 미디어파사드·커튼월 등 특화 설계를 제안해 ‘미래에서 온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고 분양가 인상, 도시경관 저해 등의 우려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 때문에 미성·크로바는 2019년 상반기 이주를 완료했지만 설계안을 확정하지 못해 2년가량 착공이 미뤄져 왔다. 지난해에는 설계안을 둘러싸고 조합원 간 갈등이 커지면서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이 대거 교체되기도 했다. 미성·크로바 조합은 이번에 서울시의 지적 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설계안을 변경하면서도 스카이브리지 1개소와 양쪽 커뮤니티 라운지, 커튼월, 중앙 공원 및 실내 체육관, 수영장 등 고급화 전략은 유지했다.
또 롯데타워를 마주하는 입지를 최대한 활용해 전체 14개 동에 6m 이상 필로티를 적용하고 실내 층고를 보통 아파트보다 25~30㎝ 높은 260㎝로 해 개방감을 높였다. 10개 안팎의 동 최고층에는 롯데타워 조망이 가능한 펜트하우스를 넣기로 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축 심의를 통과한 만큼 변경된 설계안을 토대로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를 받은 후 빠르면 연내 착공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잠실주공5단지·진주아파트 등 잠실 일대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교육환경영향평가가 최근 통과돼 단지 내 신천초 부지 이전 사안이 매듭을 지었다. 진주아파트는 연내 착공 계획으로 분양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