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10만원 붕괴' SK하이닉스...네이버, 시총 2위 주인공될까

네이버 5,000억차로 SK하이닉스 맹추격

'반도체 업황 공포'에 브레이크 없는 추락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SK하이닉스(000660)가 네이버(NAVER(035420))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D램 가격이 올 4분기 꺾일 수 있다는 전망에 일주일 간 주가가 13%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암담한 제목의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가 발간되며 장 중 10만 원이 무너졌다. 지난해 8월 한때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게 시총 2위 자리를 내줬었던 SK하이닉스는 1년 만에 똑같은 시련에 처했다.



12일 오후 2시 기준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5.21% 빠진 10만 원에 거래되면서 6일 연속 하락 중이다. 최근 5거래일 동안 SK하이닉스는 12.8% 급격한 조정을 받았지만 이날에도 하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장 중 9만 9,800원까지 추락했다. 더이상 ‘코스피 2위’ 타이틀 사수를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시총은 72조 8,002억 원으로 3위인 네이버(72조 2,759억 원)와 불과 5,243억 원 차이다. 같은 시각 네이버는 전일 대비 1.12% 떨어진 44만 원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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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사이클을 보였던 반도체 업황의 변곡점 신호가 잡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순수 반도체 업체 SK하이닉스의 외상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PC D램의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3~8% 올랐다고 짚으며 이는 2분기 상승률(23~28%)보다 크게 둔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 4분기 PC D램의 계약가격은 최대 5%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여기에 11일(현지 시각) 대형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메모리,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가 비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비중축소(Underweight). 목표 주가를 15만 6,000원→8만 원으로 대폭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당초 강한 수요가 뒷받침되면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봤지만 최근 상승 기대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3분기 가격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4분기 가격 책정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깊은 조정에 네이버는 별다른 활약 없이 시총 2위를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 6월 네이버는 카카오의 약진에 시총 3위 자리를 내줬지만 탄탄한 이익 체력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앞세워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네이버는 힘을 주고 있는 커머스 이외에도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를 꾀하면서 시총 100조 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광고 시장 1위로 압도적인 성장률과 수익성을 확인시켜줬다”며 “커머스와 핀테크의 확고한 상호 시너지, 메타버스 사업 재평가, 클라우드·AI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선투자도 확실해 목표 시총으로 100조 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말 이후 ‘넘버 2’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5년 가까이 국내 반도체 투 톱으로 국내 증시 터줏대감 노릇을 해왔지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면서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작년 8월 말 한때 SK하이닉스는 당시 하반기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주도주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시총 2위 자리를 빼앗겼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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