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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끝이 보이지 않는 파라다이스 보릿고개…하반기 신용전망 '먹구름'

코로나19 변이로 거리두기 강화 지속

2분기 274억 손실...4분기 연속 적자

2017년 파라다이스 시티 PF대출 부담

연간 이자만 550억...즉시상환 리스크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전경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전경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하반기 파라다이스(034230)의 신용도 개선이 멀어지고 있다. 여름 휴가철과 명절 연휴 등으로 연중 최대 실적을 내는 3분기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두기 강화로 객실 투숙률이 떨어진 탓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영업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2분기에도 2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4년 전 'AA'등급이던 파라다이스의 신용도는 올해 초 'A-'로 네 단계나 떨어진 상태다. 신용평가사들은 하반기 파라다이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요인으로 △영업손익 흑자 전환 △재무부담 완화 등을 제시했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2,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차환자금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차입지표를 악화시키는 금융기관 대출이나 회사채 대신 추후 자본 전환이 가능한 메자닌 채권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라다이스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복합리조트 사업을 하고 있다. 매출의 80% 이상을 담당하던 카지노 부문 매출이 코로나19 이후 절반 이상 감소하면서 회사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파라다이스 인천 외 모든 사업장을 임차해 운영하면서 고정비 부담도 크다. 특히 서울 워커힐과 제주 그랜드 카지노 영업장에 대해 SK네트웍스·오라관광과 연간 최소 사용 약정이 걸려 있는 만큼 약정금액 미달시 회사가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지난해에는 250억 원의 비용을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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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매출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파라다이스가 지출한 판관비는 1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6억 원 대비 17% 줄었다. 2분기에는 부동산세를 납부하면서 1분기 대비 비용 부담이 일시적으로 늘었으나 인건비 등을 줄이면서 고정비용을 최소화했다.

약 8,000억 원에 달하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프로젝트금융대출(PF)도 부담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2017년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함께 1조5,000억 원을 들여 인천 영종도에 파라다이스 시티를 조성했다. 이가운데 절반 가량을 PF로 조달하면서 보유 중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보통주 약 4,000만 주를 대주단에 담보로 제공했다. 대출금 약 4,000억 원에 대한 지급보증과 자금보충약정도 섰다. 여기엔 회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즉시 상환해야 하는 트리거 조항도 붙어 있다.

어느 때보다 신용도 사수가 중요한 상황이지만 현금흐름 회복이 늦어지면서 이자 부담도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파라다이스가 지출한 금융비용은 546억 원으로 2017년 251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파라다이스는 1분기 부산호텔 뒤편 유휴부지를 매각해 약 1,500억 원을 확보했으나 불어난 재무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신평은 올해 파라다이스의 신용도 강등 요건으로 △영업부진 지속과 투자 부담 △상각전영업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 15배 이상 지속할 경우를 꼽았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66.8배, 1분기 20배를 기록해 이미 하향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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