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창립 52년만에 단협체결…이재용 부회장 ‘무노조 경영 폐기’ 약속 지켰다

‘무노조 경영 폐기’ JY 발언 이후 1년 4개월 흘러

삼성전자 창립 52주년만에 첫 단협 체결

30여 차례에 걸친 교섭으로 노사합의 이뤄내

삼성전자 노사가 12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부사장, 김현석 대표이사,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김향열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위원장이 단체협약서를 펼쳐보이고 있다./연합뉴스삼성전자 노사가 12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부사장, 김현석 대표이사,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김향열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위원장이 단체협약서를 펼쳐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창립 52년만에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대국민 선언을 통해 무노조 경영을 포기한다고 발언한 뒤 1년여 만에 노사가 함께 만들어 낸 성과다.



12일 오후 3시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나노파크에서 삼성전자 사측과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의 첫 단체협약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사측을 대표하는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최완우 반도체(DS) 부문 인사팀장 등이 자리했다. 노측에서는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힘을 합해 만든 공동교섭단의 교섭위원인 김향열·이재신·김성훈·진윤석 위원장이 참석했다. 또한 단협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대표교섭위원으로 공동교섭단의 멘토 역할을 했던 김만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1월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9개월간 한국노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와 경기도 용인 기흥 사업장 등을 오가며 교섭을 이어왔다. 단협체결까지 진행한 본교섭과 대표교섭 횟수는 30여차례. 설득과 이해, 양보가 더해진 결과는 지난달 30일 양측이 잠정적으로 합의한 단체협약안으로 도출됐다. 모든 사항이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약속하는데 초점을 맞춰 협약 사항이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노조에 별도 사무실을 제공하고 근로시간면제 한도 내에서 유급 조합활동 시간을 보장하며, 조합 홍보 활동의 기준 등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협조항은 총 95개로 구성됐다.



김현석 대표이사는 이날 행사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오늘은 삼성전자가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의미있는 날”이라며, “앞으로 노사가 상호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 발전적 미래를 함께 그려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향열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위원장은 “삼성전자 최초의 노동조합으로서 사원들에게 노조가 항상 옆에 존재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힘 써왔다”며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단협체결이라는 꿈이 이뤄졌고, 9월부터 진행되는 임금협상도 공동교섭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오는 13일 가석방으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5월 6일 대국민 입장문을 통해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 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이 같은 약속을 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며,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밝혀 3대에 걸친 무노조 경영을 자신이 끊어내기로 약속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에서 노조 설립과 단체협약 체결이 잇따랐다.

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