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권 사상 처음으로 주당 300원 수준의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분기배당인 만큼 KB금융·하나금융 등 다른 경쟁사들의 중간배당에 비해 적은 수준이지만 전체 배당성향은 더 커질 수 있다. 신한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장에서 저평가된 기존 금융주의 분위기가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규모의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기배당 총금액은 1,6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KB금융은 지주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주당 750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매년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주당 150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했다. 이에 따라 KB금융과 하나금융·우리금융의 중간배당 총금액은 각각 2,922억 원 2,041억 원, 1,083억 원 수준이다. 신한금융의 분기배당은 다른 금융지주사의 중간배당보다 적지만 분기배당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배당성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다만 3분기에도 분기배당을 실시할지는 미정이다. 3월, 6월, 9월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했지만 실제 실시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돼 건전성 리스크가 지속되는 데다가 금융 당국이 우려하는 점도 변수로 손꼽힌다. 이번 분기배당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금융 당국이 신한금융에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투자자들과 약속을 했으니 지키겠다”며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하는데 (배당이 없을 것처럼 이야기하면) 해외 투자자들과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분기배당은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 실시하는 것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는 기업만이 통상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조 4,438억 원으로 그룹 창립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데다가 은행과 비은행 부문도 절반씩 차지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