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3중 악재에 환율 한주새 26.9원↑ ...외환당국 1,170원 지키려 안간힘

[원·달러 환율 급등]

외환당국 개입에도 7.8원 상승

"추가 상승은 제한적" 관측도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에 진입한 지 하루도 안 돼 기업들의 심리적 저항선인 1,17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원화 약세가 외국인투자가의 증시 매도세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긴축 움직임이 빨라지고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도 지속돼 한계를 보였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원 80전 오른 1,169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강세를 나타냈다. 2원 30전 오른 1,163원 50전에 출발해 상승 폭을 꾸준히 확대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증시 개장 직후부터 강한 매도세를 보여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확산된 외국인 매도세가 환율을 계속 높이자 수출 기업들도 달러 매도를 자제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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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장중 1,169원 50전까지 치솟자 당국은 1,170원 선을 지키기 위해 여러 차례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장중 고가는 지난해 9월 29일(1,171원 20전)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환율은 닷새 내내 상승하며 한 주 동안 26원 90전이나 뛰었다.

미국 경제의 호조 속에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된 것도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미국의 12일(현지 시간)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3주 연속 감소하며 고용 증가세를 반영했고 미국의 지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1.0% 오르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연준의 테이퍼링이 연말에서 오는 10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지표들이다.

이에 따라 유로·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6월 초만 해도 90을 밑돌았지만 이달 11일 93.2를 기록하는 등 93 부근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6월 초 1,105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글로벌 달러 강세가 환율 상승과 궤를 같이하지만 원화에 특히 두드러진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의 긴축 움직임이 주목받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지속돼 경기회복이 위축될 우려가 높아져 달러 대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단기 급등세를 보인 환율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이 주력인 반도체 업체들이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 이라며 “상반기 경상흑자가 440억 달러를 넘어 펀더멘털도 탄탄하다”고 말했다. 한은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원화 가치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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