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외국인이 증시서 쏟아낸 '7조원 매물' 개인이 다 받았다…누가 웃을까

13일의 검은 금요일 맞은 반도체 투톱

한 주간 외국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7조원 넘게 '패닉셀'

개인 '7만전자, 10만닉스' 깨지자 저가매수

엇갈리는 주가 전망…하반기 D램 바닥에 달려





외국인들이 매도 공세가 매섭다. 연초 이후 답답한 횡보장이 이어져 왔지만 꾸역꾸역 3,200선, 3,300선을 기어 올라갔던 코스피 지수는 3,200선을 내줬다. 지난 일주일(8월9일~13일) 동안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팔아 치운 주식은 무려 7조 450억 원 규모. 올 들어 외국인들이 꾸준히 매도를 해왔지만 누적 순매도 금액은 그전까지 21조원이었다. 8개월 동안 판 물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매물을 단기간에 쏟아낸 것이다. 국내 기관들도 매도에 가담했지만 외국인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반면 개인들은 지난 일주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9조1,026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외국인 매물들을 개인이 받아내며 코스피 지수 3100선을 지켰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과 개인, 한국 반도체 두고 7조원대 매매 공방


외인들의 매물 홍수속에서 한국 증시는 혼돈의 한 주를 보냈지만, 내용을 살펴 보면 외국인들은 '셀 코리아'라기보다는 '셀 반도체'에 나섰다.

지난 5거래일 동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는 5조5,739억 원, SK하이닉스는 2조177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반도체 투톱에 7조5,916억 원의 매도 공세가 집중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의 전체 매도 금액이 7조450억 원임을 감안하면 그 두 주식을 제외하고 약 5,000억 원 넘게 순매수했다는 의미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내역을 보면 LG화학은 3,967억 원, 삼성SDI는 2,610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요컨대 한 주 동안 외국인들은 반도체는 물량 폭탄을 쏟아 냈고 배터리는 샀다.



반도체 투톱이 외국인들에 '난타' 당하는 동안 개인들은 옹위에 나섰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삼성전자 5조8,232억 원, SK하이닉스 2조 1,414억 원 등 두 종목만 7조 9,646억 원 어치를 담았다. 개인과 외국인이 7조원 대 매매 공방은 정밀히 보면 결국 한국 반도체를 두고 벌어진 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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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주가는 속절 없이 밀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7거래일 동안 10% 이상 빠지며 7만4,400원까지 무너졌다. SK하이닉스도 같은 10만원 선이 무너지며 한 때 네이버에 시총 2위를 내주기도 했다. 간신히 진정된 주가는 10만1,500원으로 지난 13일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의 셀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인 D램 업황이 올해 하반기 다운 사이클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지난 주 업황 선행지표인 ‘D램 현물 가격’이 가파른 낙폭을 보이며 4분기 계약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사노댔다. 반도체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업체의 높은 재고 수준과 PC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올해 4분기 PC용 D램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의 둔화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다수의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D램 재고 수준이 역사적 저점인 5~6일 수준으로 과잉공급 우려가 지나치며 내년 상반기 D램 가격 낙폭이 두 자릿수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반도체 가격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1주 미만으로 거의 없는 데다가 생산 병목(Bottleneck)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급락’ 또는 ‘하락 주기(Down cycle)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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