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에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한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수입규제 조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117건이었던 규제는 2017년 200건을 넘어선 후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16일 KOTRA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대(對)한국 수입규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는 28개국, 총 225건으로 집계됐다. 수입규제는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뜻하며 조사 중인 건도 포함된다.
연도별 수입규제는 2011년 117건에서 2013년 127건, 2015년 166건, 2017년 187건, 2019년 210건, 2020년 228건으로 증가 추세다. 2017년 6월 200건을 첫 돌파한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다. 올 상반기에 새로 개시된 수입규제 조사는 12개국, 총 18건이다. 세부적으로는 반덤핑이 12건, 세이프가드가 6건이었다. 기존에 규제중이던 22건은 종료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전체 규제 국가 수는 2개국 늘었고, 규제 건수는 4건 감소에 그쳤다.
상반기 수입규제를 형태별로 살펴보면 반덤핑이 160건(72%)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세이프가드 56건(24%), 상계관세 9건(4%)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 22건, 터키 18건, 중국 15건, 캐나다 14건, 태국 9건, 인도네시아 8건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은 철강·금속(110건) 및 화학(50건)이 70% 이상을 차지했고 플라스틱·고무 19건, 섬유류 17건, 전기·전자 9건, 기계 2건, 기타 18건이었다.
제조업을 집중 육성 중인 국가들이 철강·금속 등 중간재를 겨냥한 조사를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개시했다. 주요 국가별 사례를 보면 미국은 한국산 니트릴 고무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고 한국산 무계목강관과 타이어를 대상으로 반덤핑 관세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판정했다. 유럽연합(EU)은 고용성수지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고, 철강제품에 대해선 세이프가드 적용을 3년 연장키로 했다. 재계에서는 디지털, 탄소중립 등 신산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탄소국경세와 같은 각국의 무역장벽 도입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