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황금알 낳는 해외신약' 기술 도입 속도전

K바이오 '저위험 고수익' 전략

GC녹십자, 美 미럼사 손잡고

희귀간질환 신약 상용화 추진

유한양행 등도 개발·판권 따내

국내업체 성장에 러브콜 쇄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 도입(라이선스 인)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과 ‘똘똘한’ 해외 의약품의 국내 판권이라는 2가지 ‘황금알’을 잡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또 다른 기술 도입 증가 요인으로 K바이오의 성장을 꼽는다. 쉽게 말해 해외사가 개발을 믿고 맡길 만한 국내 회사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K바이오가 성장할 수록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과 함께 기술 도입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006280)는 지난 달 미국 미럼 파마슈티컬스와 계약을 통해 소아 희귀간질환 신약 ‘마라릭시뱃’의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용화 권리를 확보했다. 마라릭시뱃은 알라질 증후군(ALGS)·진행성 가족성 간내 답즙 정체증·담도 폐쇄증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GC녹십자는 국내에서 내년 ALGS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3가지 적응증에 대한 사용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W중외제약(001060)은 앞서 올해 6월 일본 킷세이제약의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포스타마티닙’을 국내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은 이 라이선스 계약으로 국내에서의 포스타마티닙 개발 및 허가 절차 수행, 마케팅을 진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을 통해 새로운 희귀질환 분야 신약 라인업이 확보됐다”며 “현재 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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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와 JW중외제약의 최근 사례가 국내 판권 확보 및 라인업 강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LG화학(051910)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TT-01025’ 라이선스 확보 사례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방점이 찍혀져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8월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에 계약금과 마일스톤 등으로 최대 4,170억 원을 주기로 하고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해외 독점 개발 및 판권을 확보했다. LG화학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1상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한양행(000100)의 표적 항암제 렉라자도 라이선스 인이 블록버스터 약이라는 황금알을 낳은 대표적 사례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벤처 제노스코로부터 10억 원에 기술 도입해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1조4,000억 원에 기술 수출했다.

K바이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술 도입을 택하고 있는 이유는 인수 합병이나 지분 투자에 비해 기술 도입이 ‘로우 코스트 하이 리턴(저 위험 고 수익)’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체가 신약 파이프 라인(후보 물질)을 확보하는 인수 합병, 지분 투자, 라이선스 인 등 3가지 방법 중 통상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라이선스 인”이라고 “성공 확률이 낮은 업계 특성 상 동일한 비용으로 인수 합병 등에 비해 여러 파이프 라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라이선스 인의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의 기술 도입이 늘고 있는 데는 탄탄해진 K바이오의 실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을 파는 제약·바이오 회사 입장에선 로열티 등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임상·유통 능력을 갖춘 업체를 찾을 수 밖에 없에 없다”며 “블록버스터 약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 국내 임상 및 허가·급여화 절차 수행 능력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라이선스 아웃 업체를 결정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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