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팔순 대배우도 울린 4명의 빌리 "18개월 맹훈련…책임감 느껴요"

■ 뮤지컬 '빌리엘리어트' 연습 공개…31일 관객 앞으로

발레리노 꿈꾼 탄광촌 소년 열연

피땀 흘린 노력에 박정자도 극찬

"처음엔 겁났지만 이젠 자신감 생겨"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는 18일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인공 빌리 역을 맡은 전강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시훈, 이우진, 주현준의 연습 장면(녹화)을 일부 공개했다./사진=신시컴퍼니뮤지컬 ‘빌리엘리어트’는 18일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인공 빌리 역을 맡은 전강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시훈, 이우진, 주현준의 연습 장면(녹화)을 일부 공개했다./사진=신시컴퍼니




아빠가 보내준 복싱 수업 대신 우연히 본 발레가 좋았다. 지하 수십 미터 막장을 누비는, 아버지와 형이 택한 ‘광부의 삶’이 아닌 무대를 헤엄치는 발레리노가 되고 싶었다. 탄광촌의 소년 빌리 엘리어트는 그렇게 자신의 진짜 꿈을 발견하고 한 걸음 두 걸음 그 앞에 다가선다.



역경을 딛고 힘차게 날아오른 소년의 이야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오는 31일 세 번째 시즌으로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1984~1985년 광부 대파업 시기 영국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복싱 수업 중 우연히 접한 발레에 매료돼 꿈을 찾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시즌에는 김시훈, 이우진, 전강혁, 주현준 네 명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빌리 역에 최종 캐스팅됐다. 제작사인 신시컴퍼니가 18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공개한 빌리 엘리어트 연습 장면에서는 지난 1월의 최종 오디션 때와는 또 다른 ‘소년들의 축적’을 엿볼 수 있었다. 온몸으로 분노를 발산하는 ‘앵그리 댄스’부터 분열된 어른들과 그 사이를 파고들어 춤추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솔리대리티’까지. 18개월, 562일, 1만 3,488시간의 피땀 눈물이 짙게 배어든 연기에 함께하는 성인 배우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빌리 할머니 역을 맡은 팔순의 박정자는 “눈물이 난다. 200도가 넘는 감동이 느껴진다”고 했고, 빌리의 발레 선생님인 미세스 윌킨슨 역의 김영주는 “이 아들과 무대에 서는 것이 영광”이라고 애정 어린 소감을 전했다.

관련기사



오는 31일 개막하는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에서 주인공 빌리 역을 맡은 이우진(왼쪽부터), 김시훈, 주현준, 전강혁/사진=신시컴퍼니오는 31일 개막하는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에서 주인공 빌리 역을 맡은 이우진(왼쪽부터), 김시훈, 주현준, 전강혁/사진=신시컴퍼니


대선배의 칭찬에도 정작 본인들은 자신에게 엄격했다. “뿌듯하기도 하지만, 무대에서 좀 더 즐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현준) “책임감을 갖고 더 연습해야겠어요.”(우진) 완벽한 무대를 위해 아역 배우들은 일명 ‘빌리 스쿨’이라 불리는 고된 교육 과정을 거쳤다. 이들은 ‘만 8~12세, 키 150cm 이하, 변성기가 오지 않고 탭 댄스, 발레, 아크로바틱 등 춤에 재능이 있는 남자 어린이’라는 조건을 통과한 뒤에도 18개월 동안 세 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빌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 소년의 성장을 그린 뮤지컬의 줄거리는 곧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시훈은 “빌리스쿨에 들어오기 전엔 겁이 많았는데, 이제는 ‘이건 할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전강혁도 “배운 적 없는 탭이나 아크로바틱도 하다 보니 실력이 늘고 자신감이 생겼고, 그게 정말 기쁘다”며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사이먼 폴라드 해외협력 연출은 “아이들이 18개월 동안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잘 흡수해 왔다”며 “주연 배우에게 이토록 많은 것을 요구하는 뮤지컬은 이 작품 말고 없을 것”이라며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빌리 엘리어트는 어린 소년의 꿈과 성장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연대가 붕괴된 채 희망 없이 살아가던 잿빛 탄광 마을 공동체는 하나 둘 작은 힘을 모아 ‘가보지 않은 길’에 돈과 응원으로 다리를 놔주고, 빌리는 그 다리를 건너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송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