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끝날줄 모르는 外人 매도…'불안한' 반등

[코스피 9거래일만에 상승]

0.5% 올라 3,150선에 마감

기관 4,000억 매수…상승 견인

삼전 0.4%↓ 6거래일 연속 하락

외국인 '셀 반도체' 행렬은 여전

일각선 "일시적 반등 그칠 가능성"

18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환율 시세가 나란히 적혀 있다. /연합뉴스18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환율 시세가 나란히 적혀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9거래일 만에 상승하며 긴 하락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경기 둔화 우려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경계감이 확대되면서 3,100 선까지 물러났지만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여전한 가운데 환율 변동성 확대와 반도체주의 침체 등을 감안하면 반등의 지속성을 장담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5.84포인트(0.50%) 오른 3,158.9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이후 2주 만에 첫 반등세다. 개인과 외국인이 1,275억 원, 2,63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4,099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전일 3% 가까이 밀린 코스닥지수는 이날 장 중 1,000 선이 깨지는 등 극심한 변동 끝에 결국 10.03포인트(0.99%) 상승한 1,021.08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상승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속됐다. 다만 강도는 진정되면서 붕괴된 수급 균형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양대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820억 원을 기록했는데 직전 6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일평균 1조 2,630억 원어치를 팔았다.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한 반발 매수가 유입됐고 금융 당국의 경계성 발언에 원·달러 환율이 7원 넘게 하락 전환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느슨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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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외국인들의 ‘셀 반도체’ 행렬은 이어졌다.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7,039억 원어치나 팔아치우면서 여전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는 하루에 상승과 하락을 세 번 넘게 반복한 끝에 전날보다 0.40% 하락한 7만 3,9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에 대해 5조 8,000억 원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연이틀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면서 이날 2.46% 오른 10만 4,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상승 반전에는 실패했지만 하락 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반등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 병목 현상 해소,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 원화 약세로 인한 실적 개선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원화 약세도 반도체 실적에 유리한 데다 주가는 소외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등 슈퍼사이클을 기다린 이들에게는 암담한 상황일지 모르나 한편으로는 반등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가 일단 한숨 돌렸지만 3년 만에 가장 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투자 심리가 위축된 만큼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미국의 테이퍼링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달러화 강세 추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긍정론이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는 상황이고 경기 둔화 우려가 있는 국면에서는 이에 대한 신뢰도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PC D램 가격 하락은 수요의 우려를 기반으로 낙폭을 기록한 것”이라면서도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량이 기대치를 웃돌고 있어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리스크가 전부 반영됐다고 보기는 힘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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