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후판값 급등에...조선사, 대형 수주에도 적자 '수렁'

■조선사 실적, 속 빈 강정

조선3사, 상반기에 3조 적자

후판가격 상승 반영해 충당금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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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 급등에 조선 3사가 올 상반기에만 3조 원대 적자를 냈다. 연간 수주 목표를 올 상반기에 조기 달성할 만큼 수주는 풍년이지만 당장 ‘현금 곳간’은 텅 빈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의 영업손실은 2조 9,948억 원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8,298억 원), 대우조선해양(-1조 2,203억 원), 삼성중공업(-9,447억 원)까지 모두 적자를 냈다. 대우조선해양이 분기에 조 단위 적자를 낸 것은 2015년 이후 6년 만이고 삼성중공업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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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가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은 후판 가격 급등 영향이 크다.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이 오를 것을 가정하고 2조 원대의 공사 손실 충당금을 미리 실적에 잡아뒀다.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만 해도 후판 가격은 톤당 70만 원선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철광석 가격 급등과 철강재 수요 증가로 후판 가격이 치솟으며 하반기에는 톤당 100만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계약했던 저가 수주 물량을 건조해야 하는 내년까지 조선 3사의 실적은 후판 가격 협상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에서는 톤당 115만 원을 제시했지만 조선업계는 실적 악화를 이유로 100만 원으로 낮춰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 3사는 후판 가격이 고공 행진할 경우 연내 흑자 전환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저가 수주를 계속했던 상황이어서 원자재값이 고공 행진한다면 내년까지도 실적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저가 수주 물량를 건조하는 동안은 실적 보릿고개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선가가 오름세인 만큼 내후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 3사는 2년치 이상 수주 잔액을 확보한 상황이다. 도크가 비어 있던 때는 저가로라도 선박 계약을 맺어야했지만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가 가능하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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