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멀쩡한 원전 조기 폐쇄 밀어붙인 책임 끝까지 물어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게 적절한지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 수사심의위는 18일 현안위원회에서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백 전 장관을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 15명 중 9명이 불기소, 6명이 기소 의견을 냈다.



백 전 장관은 한국수력원자력 측으로부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향을 받아낸 혐의(직권 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로 6월에 이미 기소됐다. 당시 대전지검 수사팀은 백 전 장관에게 배임 교사 혐의도 적용하려 했지만 대검 수뇌부가 제동을 걸면서 수사심의위가 열리게 됐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은 정재훈 사장 등 한수원 관계자에게 ‘2018년 6월까지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정 사장은 조작된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해 조기 폐쇄를 결정했고 한수원은 1,481억 원의 손해를 봤다. 백 전 장관은 ‘2년 더 가동하자’고 보고한 산업부 부하 직원을 협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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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결론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법조계에서는 “다수 위원들이 권력을 의식해 백 전 장관 감싸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 전 장관이 추가 혐의로 기소되면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속출하고 청와대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정치적 고려를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당초 월성 1호기는 혈세 7,000억 원을 들여 수리해 운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내세워 경제성까지 조작해 멀쩡한 원전을 조기 폐쇄하면서 국가와 국민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치게 됐다. 수사심의위 결정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검찰은 백 전 장관을 배임 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윗선’의 책임까지 분명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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