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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탈출’ 여름 음식…자칫 몸에 毒 될 수도





여름은 무더위를 나기 위해 아주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을 많이 먹는 계절이다. 더위를 식히려 시원한 음식을 찾아 먹는가 하면 지친 체력을 보강하려고 ‘이열치열’로 고단백·고지방 보양식을 먹기도 한다. 문제는 저마다의 이유로 찾는 여름 단골 음식을 너무 자주 먹다 보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장 질환자, 심혈관 질환자 등 기저 질환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선 차가운 음식은 감염성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커 조심해야 한다. 김경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여름은 높은 기온과 습도 탓에 세균·바이러스 번식이 쉽게 발생한다”며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감염성 설사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가운 음식은 비가열 음식이 많아서 세균·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찬 음식은 바이러스성 위염·장티푸스·이질·콜레라 등을 일으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차가운 물을 그대로 마시는 것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찬 물을 그대로 마시면 역시 세균이나 바이러스 탓에 수인성 질환에 걸릴 수 있다”며 “차가운 물을 마시고 싶으면 일단 끓인 후 식혀서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냉장고에 넣어 둔 음식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식 속에 있던 세균은 그대로여서 냉장고 안에서 증식할 수 있다”며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도 가열해서 먹고, 조리 시 손 위생 및 칼·도마 같은 식기 위생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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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음식은 먹으면 땀이 흐르고 되고 그 땀이 마르면서 체온을 빼앗아 시원한 기분이 들게 한다. 하지만 ‘뜨거운’ 보양식의 경우 대체로 고단백·고지방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영양 과잉’ 상태의 현대인, 신장·심혈관 질환자 등에게는 자칫 약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 고기동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부분 보양식이 고단백·고지방식이어서 비만하거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잦은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여름철에는 체온이 상승하면서 시상하부 온도가 증가해서 포만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과거 이렇게 떨어진 입맛 때문에 영양분 섭취가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만들어진 것이 보양식인데, 영양 섭취가 충분한 현대인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장 질환자는 고단백 보양식, 수분과 칼륨 함량이 많은 제철 과일의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인지 못 한 채 고단백 보양식이나,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다가 단백질 대사 잔여물, 칼륨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여 신장 기능이 갑자기 더 나빠질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장은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출하고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하는 기관이다. 신장 기능이 정상적이라면 크게 식생활 제한이 없지만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단백질이나 나트륨·칼륨·인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단백질 대사 후 생기는 질소산화물의 약 90%가 신장에서 배출된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고단백의 보양식을 섭취하면 체내 질소산화물 배출에 문제가 생기고 신장 기능이 나빠지면서 병이 악화할 수 있다. 그러나 단백질은 세포 생성과 생명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섭취를 완전히 제한할 수 없어 적정량으로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약 절반 정도로 조절하되 체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다른 영양소 등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수분과 칼륨 함량이 많은 수박·참외 등의 제철 과일도 많이 먹는데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몸 안에 이런 성분이 축적돼 문제가 된다. 혈액 속 칼륨 농도가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은 손발 저림·근육 마비·혈압 저하·부정맥, 심한 경우 심장마비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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