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연준 다수위원 "물가 목표 충족·고용 근접"…'9월 테이퍼링 발표·11월 개시' 힘받아

■ 연내 테이퍼링 시사…7월 의사록 보니

파월, 이달 말 잭슨홀미팅서 힌트줄지 주목

일부위원, 델타변이 확산 탓 신중론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제롬 파월 연준 의장




코로나19로 경제가 뒷걸음질 친 이후인 지난해 8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평균 물가 목표제를 도입했다. 인플레이션 관리 목표를 2%가 아닌 평균 2%로 하겠다는 것이다. 올 들어 경기가 살아나면서 연준은 평균 2% 물가와 완전 고용을 달성할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해왔다.



이 가운데 물가 목표는 이미 상반기에 달성됐다. 공급망 부족과 경제활동 재개가 겹치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4월 4.2%를 거쳐 5월에 5.0%로 오르더니 6월과 7월에는 5.4%까지 치솟았다. 고용은 7월 실업률이 5.4%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는 못 미치지만 비농업 일자리가 94만 3,000개 증가하면서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여줬다. 지난주(8월 8∼1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4주 연속 감소하며 팬데믹 이후 최저치인 34만8,000건을 기록했다.

18일(현지 시간)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도 이 같은 상황 인식이 고스란히 담겼다. 다수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목표는 충족됐고 고용은 거의 근접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달 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앞으로 두 달간 일자리가 80만 개 이상 증가하면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는 기준을 만족한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7월 의사록을 보면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 개시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제기했던 ‘연준의 9월 테이퍼링 발표, 11월께 개시 전망’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게 됐다.





이 때문에 이달 26일부터 28일까지 예정돼 있는 잭슨홀미팅이 더 중요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리버프런트인베스트먼트그룹의 케빈 니컬슨 투자고문은 이날 9월 테이퍼링 발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잭슨홀 미팅은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2분 경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분 경고란 미식축구에서 전반과 경기가 끝나기 2분 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것을 말한다.

관련기사



그의 말대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미팅에서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힌트를 주면 테이퍼링이 현실화하는 것이고 반면 두루뭉술하게 나오거나 경기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하면 시행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WSJ는 “일부는 델타 변이로 병목현상에 따른 공급 차질로 인플레이션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는 반면 일부는 수요 감소로 가격 압박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번 의사록에서는 신중한 기조도 적지 않게 묻어난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위원이 테이퍼링 시점에 대해 “내년 초가 적절하다”고 한 데다 델타 변이의 영향을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델타 변이 확산 시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 등 경제 충격파가 불가피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연준 내 이견이 아직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날도 의사록 공개 직후 상승세가 꺾이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1% 안팎씩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올가을 증시가 10%가량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BMO 웰스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전략가 융유 마는 “큰 변화가 있을 때는 약간의 불확실성이 있다”며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기 위해 투자자들이 잠시 멈춰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