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딸 김해나씨가 해군 제복을 입고 아버지의 길을 이어간다. 20일 해군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군 가산복무 지원금 지급 대상자(장교) 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군 가산복무 장교 전형은 대학 재학 중 군 장학금을 받고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로, 그는 졸업 후 일정 기간의 군사 교육을 마친 뒤 해군 소위로 임관한다.
2002년생인 김씨는 해군을 비롯해 공군과 해병대에도 이달 초 합격했으나 아버지를 따라 해군 간부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아버지 김태석 원사는 1993년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해 전주함, 강원함(DD) 등을 거쳐 2019년 천안함에 부임했다. 특히 그는 군 생활 18년을 2함대에서만 근무했으며, NLL 해상근무만 15년을 한 함정 베테랑이었다. 당시 2함대 동료 장병은 “천암함 근무시 단 1건의 장비사고 없이 매사에 적극적이고 솔선수범하는 모범적인 군인이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아버지를 잃었을 때 김씨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당시 천안함 침몰 12일 만에 함미(艦尾) 절단면 부근에서 발견된 김 원사의 주검이 흰 천에 덮여 구급대로 옮겨지는 걸 김씨는 직접 목격했다. 성인이 된 김씨는 “아버지 같은 해군 간부가 되겠다”며 지난 3월 충북 진천에 있는 우석대 군사안보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그는 지난 4월 해군 예비장교후보생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김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옛날부터 자연스럽게 아빠를 따라 군인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합격 발표를 본 순간 너무 기뻐서 믿기지 않았다. 빨리 가서 아빠에게 직접 알려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