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파바 우산' 3만개 4시간만에 완판…굿즈에 꽂힌 MZ

■굿즈, 예쁜 쓰레기서 BTS(Brand·Timeless· Sustainable)로 변신

파리바게뜨, 노르디스크와 컬래버

젊은캠핑족 입소문 타고 전량 소진

올리브영 슬리퍼·왕뚜껑 모자 등

재미에 실용성 더해 MZ세대 열광

파리바게뜨가 북유럽 캠핑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나무 우산./사진 제공=파리바게뜨파리바게뜨가 북유럽 캠핑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나무 우산./사진 제공=파리바게뜨




‘예쁜 쓰레기’ 취급을 받았던 굿즈가 진화하면서 굿즈도 ‘B(Brand·선호 브랜드)·T(Timeless·유행 타지 않는)·S(Sustainable·지속 가능한)’ 시대를 맞이했다. 제조사들의 굿즈가 품질·실용성·디자인 등 생활 용품의 필수 요소에 친환경성까지 갖추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지갑을 열게 하는 취향 저격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20일 음식료품업계에 따르면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금방 망가지는 사은품, 즉 ‘예쁜 쓰레기’ 취급 받던 굿즈가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며 MZ 소비자와 소통하는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포스트 굿즈’ 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유행을 타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에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와 협업한 굿즈는 나오는 순간 완판 아이템으로 등극할 정도다.

파리바게뜨와 북유럽 캠핑 브랜드 노르디스크의 협업은 캠핑족 사이에서는 굿즈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다. 양 사가 지난 5월 출시한 보냉백 4만 개는 일주일 만에 전량 소진됐다. 7월 선보인 나무 소재의 노르디스크 장우산은 하루 만에 준비한 수량 3만 개가 모두 판매됐다. 또 파리바게뜨가 노르디스크와 세 번째 협업으로 선보인 캠핑용 나무도마컵 세트는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판매됐다.



굿즈가 재미와 실용 요소를 결합하자 소비자 호응이 이어졌다. 파리바게뜨가 ‘실키롤케익’의 기네스북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올 6월 선보인 실키롤타월은 단시간에 준비된 수량 4만 개가 전량 소진됐다. 노란색과 흰색 타월을 함께 말아 케이크를 표현하고 포장도 실키롤케익과 거의 유사하게 만들어 페이크아트에 가깝다는 반응도 나왔다.



올리브영은 중고마켓 플랫폼 당근마켓과 함께 슬리퍼와 장바구니 등 동네 산책 굿즈를 선보였다. 이른바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갈 수 이동할 수 있는 근거리 생활권이라는 신조어)’과 ‘당근(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플랫폼 상호명을 잘 살려 이에 어울리는 실용적인 굿즈를 출시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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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왕뚜껑’으로 유명한 식품회사 팔도는 이야기를 덧씌운 굿즈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팔도는 ‘흰 모자를 쓴 소비자가 왕뚜껑을 먹다 챙 끝부분에 국물이 닿아 모자가 물들어 버렸다’는 스토리를 입혀 아예 ‘왕뚜껑 모자’를 선보였다. 의류 브랜드인 미스터스트릿·숲몰과 협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MZ 소비자의 관심을 어떻게 불러일으킬지가 브랜드의 화두인데 굿즈는 이런 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아이디어와 실용성을 갖춘 굿즈 열풍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30세대에 선호 브랜드 굿즈는 친환경 요소에 재미까지 더해져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을 보여주는 효율적인 미닝아웃 수단이 됐다. 여기에 한정판 굿즈의 경우 정해진 기간에만 살 수 있다는 희소성까지 더해지면서 몸값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업종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도를 해온 굿즈의 세계가 MZ세대와 만나면서 지구적 차원의 윤리적·실용적 소비로 수렴되고 있다”며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는 머천다이즈의 시대가 가고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굿즈 2.0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도가 선보인 왕뚜껑 모자./사진 제공=팔도팔도가 선보인 왕뚜껑 모자./사진 제공=팔도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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